"컷오프 공정성 훼손됐다" 광주 광산(을) 민주당 예비후보들 삭발식
김성진 " 힘 있는 현역 의원 간섭·로비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돼"
동남갑·을 선거구도 지지율 상위권 후보 공천 배제 등 논란 잇따라
최치현·김성진 광주광역시 광산구(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컷오프(공천 배제) 결과에 의구심을 내비치며 민주당 중앙당사 항의 방문에 이어 삭발식까지 감행했다. 이들은 17일 오후 4시 민주당 광주시당 앞에서 ‘불공정 꼼수 경선 규탄 삭발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먼저 최치현 예비후보는 “광산구(을) 민주당 경선을 현역의원인 민형배 예비후보와 최하위 후보인 정재혁 예비후보로 확정한 것은 단수공천을 위한 꼼수 경선이다”며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될 줄 알았던 민주당 경선이 무늬만 경선이지 단수 공천이나 다름없는 꼼수 경선이 되어 버렸다”고 불공정한 경선 과정을 꼬집었다.
더불어 “광주시민의 엄청난 지지 속에 국회에 입성했던 현역의원은 지역을 등한시하고 자기 정치에 빠져 막말과 소모적인 정쟁으로 정작 시급한 현안들을 뒷전으로 밀리게 하는 잘못을 했음에도 자신이 당대표를 지키는 호위무사인 듯 여론을 호도하고 언론을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며 “경선 과정에서도 중앙당의 ‘총선 후보자 공개지지 금지 등 경선 중립 준수 지침’도 무시하고, 선출직 시·구의원들을 자기 선거홍보 동원하고, 시·구의원들은 단톡방과 SNS 등에 노골적으로 현역의원 홍보 웹자보를 앞다퉈 올리는 걸 보면서 지역민이 뽑은 시·구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상왕이라도 된 거 같은 행동에 현실정치에 대한 혐오감마저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무도한 윤석열검찰독재정권을 반드시 몰아내기 위해서 이번 총선은 민주당뿐 아니라 전 국민의 민주정부 수립에 대한 열망이 담긴 중요한 변곡점이다”면서 “광주와 광산구(을)은 더욱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태”라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가 진정한 충신이고 간신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며 “호남의 민심이반은 총선 필패의 원인이 되고 국민이 그렇게 바라는 민주 정부 수립의 염원도 이루지 못할 것이며 한 사람의 오판과 정치적 탐욕으로 대한민국의 정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하라”고 직언했다.
그는 “민주당과 민주당 공관위에 경선 과정을 소상히 공개하고 납득 가는 근거를 보여 달라”면서 “꼼수가 아닌 진심으로 대한민국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고 사람을 향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진 예비후보도 이날 이영훈 전 광산구의회 의장 등 지지자 5명과 함께 “광주정신 훼손하는 꼼수 공천 저지 삭발 투쟁을 하면서 내일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한다”고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저는 오늘 피 끓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심사 결과는 2인 경선의 모습을 한 단수공천으로, 공정과 상식은 사라지고, 광주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5일 발표된 경선 후보 심사 결과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으며 정의롭지도 못하다”며 “민주적이어야 할 절차는 무너지고 공정해야 할 과정은 훼손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광주 광산(을)에 현역의원과 함께 경선 후보로 확정된 후보는 언론사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꼴찌를 벗어난 적이 없던 지지율 한 자릿수의 약체후보였다”며 “말만 2인 경선이지 사실상의 단수공천이고 위장 경선이다”고 성토했다
또한 “지역구 유권자와 광주시민은 납득할 수 없는 심사 결과에 분노하고 있고, 공정해야 할 심사과정에 힘 있는 현역의원의 간섭이나 로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면서 “당에서는 특별감찰을 통해 명확한 진실을 밝혀주고 시·구의원들의 불공정한 경선 개입 행위도 엄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15일의 꼼수 공천 심사 결과를 바로잡아 주실 것을 민주당에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이 발표한 광주지역 경선 후보에 대해서 당원들은 물론 시민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잇따르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여론조사 상위권 예비후보가 탈락하고 최하위 예비후보가 경선에 오르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동구남구(을)에서는 8명의 예비후보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렸던 김성환 전 동구청장이 컷오프됐고 이병훈 현 국회의원과 안도걸 예비후보가 경선에 올랐다. 광산구(을)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 2위와 3위를 유지하던 최치현·김성진 예비후보가 공천 배제됐으며 민형배 현 의원과 지지율 한 자릿수를 보인 정재혁 예비후보의 2인 경선으로 발표됐다.
앞서 1차로 발표한 광주 동구남구(갑) 선거구도 논란이었다. 동남갑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했던 노형욱·오경훈 예비후보가 컷오프되고 지지율 1위를 보인 정진욱 예비후보와 하위권에 맴돌았던 윤영덕 현 의원이 경선 후보로 확정됐다.
게다가 광주지역 8개 선거구 중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던 서구(을)을 제외한 서구(갑)과 광산구(갑)도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전략선거구 서구을도 공천 방식이 아직 공개되지 않으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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