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수천 명... 마니산에서 좋은 기운 받아 가세요

전갑남 2024. 2. 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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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제를 올리는 참성단과 천연기념물 소사나무가 있는 곳

[전갑남 기자]

 마니산 정상 표지가 있는 헬기장. 참성단이 개방되지 않을 때 이곳에서 정상 인증샷을 찍었다. 시야가 확 트여 전망이 좋다.
ⓒ 전갑남
민족의 영산(靈山)하면 백두산을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한반도 배꼽 부위에 해당하는 신령스러운 산 하나를 또 꼽는데, 바로 강화도 마니산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강화도. 우리나라 3000여 개의 섬 중에서 네 번째 큰 섬으로 알려졌다. 좁은 강화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니산은 바다 가까이 몸을 기댄 듯 우뚝 솟아있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고, 마니산은 기를 품고 있는 있다는 소문에 주말이면 수천 명의 등산객을 불러모은다.

생기처의 으뜸, 마니산!

마니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 코스가 있다. 정수사나 함허동천에서 시작하는 암릉 코스가 있고, 화도면 상방리 마니산 주차장에서 오르는 코스를 많이 택한다. 대개는 단군로로 정상 참성단에 오르고 내려온 길은 계단로를 따라 내려온다. 
 
 화도면 상방리 마니산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에 천부인광장이 조성되었다.
ⓒ 전갑남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 초입에 조성한 천부인 광장.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하여 멋지게 조성되었다. 여기서 천부인은 단군의 아버지 환웅이 하늘에서 가져온 물건으로 청동검, 청동거울, 청동방울을 일컫는다고 한다. 광장에 꾸민 조형물은 신단수를 형상화하였다.
산에는 겨울을 덮은 낙엽이 수북이 쌓였다. 곧 이불을 걷어차고 새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움이 틀 것이다.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마니산 능선 암릉구간. 경관이 좋아 섬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 전갑남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들었다. 발걸음도 가볍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아직 남아있는 겨울 끝의 차가움이 싫지 않다. 금세 몸은 뜨거워지고 등허리엔 땀이 젖는다. 기분이 상쾌하다. 두꺼운 상의가 좀 거추장스럽다.
한참을 오르니 숲 사이로 바위가 드러난다. 켜켜이 쌓인 바위는 모양도 제각각이다. 집채만 한 평평한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른다. 시야가 확 트여 전망이 기가 막히다. 불어오는 바람은 산바람인가, 바닷바람인가? 섬 산행의 진수를 느낀다. 산과 시원한 바다를 바라본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하다. 불에 닿는 차가움도 좋고, 겨드랑이를 흥건히 적신 땀을 식히는 상쾌함이 더할 나위 없다. 
 
 가파른 고개에 계단이 설치되었다. 단군로로 오르다 만난다.
ⓒ 전갑남
   
 가파른 계단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등산객들. 주말이면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 전갑남
바다를 향하는 거친 산세! 지금부터는 깔딱 고개이다. 눈앞에 가파른 계단이 버티고 있다. 372계단! 무거운 발길을 옮기며 한 발 한 발 오른다. 숨이 턱에 차면 맑은 공기로 중간중간 쉬어간다.

계단이 끝나고 좀 걸으니 참성단 돌담이 점점 가까워진다. 사람들이 "힘내자 좀 더 힘내자!"를 외친다.

섬 산행의 묘미를 만끽하다  
 
 마니산은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 전갑남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 전갑남
어느새 마니산 참성단. 옛 선조의 손길로 쌓아 올린 제단은 참 튼튼하다. 참성단은 마니산(해발 472.1m) 정상에 돌로 쌓은 제단이다. 유서 깊은 이곳은 한민족의 국조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참성단은 사적 제136호로 지정되었다. 해마다 10월 3일 개천절이면 제천 행사를 하고, 1953년부터 민족의 정기를 모아 전국체육대회 성화를 채화하여 체전 경기장의 불을 밝힌다.
참성단에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천연기념물 502호로 지정된 소사나무이다. 마니산 정상 돌 틈에 자라면서 오랜 세월 참성단을 지켜왔다. 척박한 환경에서 균형 잡힌 모습으로 버티고 있는 게 신비롭다.  
 
 사적 136호로 지정된 참성단. 하늘을 상징하는 기초는 둥글게 쌓고 땅을 상징하는 단은 네모로 쌍아 하원상방형 구조를 하고 있다.
ⓒ 전갑남
   
 천연기념물 제502호 참성단 소사나무. 수형이 단정하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마치 참성단을 지키고 있는 듯 늠름하게 자라고 있다.
ⓒ 전갑남
마니산은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두악산, 마리산으로도 불렀다. 머리 구실을 한다 하여 우두머리산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그동안 마니산 참성단은 무속인 의식 등으로 훼손을 방지하고, 문화재 보호를 위해 철망으로 둘러쳐 있었다. 작년 7월부터 개방하게 되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아, 참성단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 할 말을 잊게 한다. 산, 갯벌과 바다가 함께 펼쳐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가슴 벅차다. 마니산에 오르는 묘미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잠시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행복한 시간이 머물게 한다. 그동안 부대끼며 쌓인 스트레스도 다 날려 보낸다.

해안선을 따라 끝도 없이 펼쳐진 서해 갯벌은 정말 넓다. 그 갯벌에 바닷물이 출렁이고 멀리 아스라이 인천이 보인다. 
 
 강화도의 큰 산 마니산, 수려하고 참 아름답다.
ⓒ 전갑남
우리 민족의 성스러운 산, 마니산! 어머니 품과 같은 넓고 안온함을 주는 것 같다. 나라의 태평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쌓았다는 신령한 제단에서 두 손을 모은다.

'부디 이 나라에 평화를 주소서.'

유서 깊은 참성단 제단과 오랜 세월을 함께 지킨 흔들리는 소사나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맑은 바람을 즐기며 기분 좋은 기를 깊숙이 받는 기쁨을 맛본다.

덧붙이는 글 | 인천in에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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