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 공포정치의 극단”

정진영 2024. 2. 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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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참석했던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카이스트 졸업생이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퇴장당했던 것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강선우 대변인은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카르텔 운운하며 R&D(연구·개발)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나"라며 "윤 대통령의 '입틀막' 정부에서 참담하고 슬픈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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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참석했던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카이스트 졸업생이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퇴장당했던 것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해당 졸업생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의 대변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선우 대변인은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카르텔 운운하며 R&D(연구·개발)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나”라며 “윤 대통령의 ‘입틀막’ 정부에서 참담하고 슬픈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카이스트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는데, 강 대변인은 이를 두고 “손님이 주인 노릇을 해도 정도가 있다.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할 것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다. 윤 대통령의 심기를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모두 위해 행위인가”라며 “과잉 진압도 아니고, 폭행이자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전날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 학위수여식에선 윤 대통령이 축사를 이어가던 중간에 졸업생 한 명이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이라고 외쳤었다. 대통령 경호원이 즉각 해당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았고, 제압이 쉬이 되지 않자 경호원 여러 명이 붙어 그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카이스트 졸업식 강제퇴장 논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대변인은 “대한민국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은 왜 자꾸 국민의 입을 틀어막나. 이러니 시중에 ‘윤두환의 부활’이란 말이 도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 말미에 ‘강력한 리더십은 위압적인 권력 행사가 아니라 국민의 동의 위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 1주년 특별 대담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한 카이스트 학생이 질질 끌려 나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들이 공분했다”며 “‘과학기술을 위한다면서 왜 R&D 예산을 깎았는가’라는 외침은 모든 과학기술인의 질문”이라고 했다.

양 원내대표는 “이제라도 그 질문에 답하라. 대통령이 끌어내린 것은 한 명의 학생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카이스트 동문 10여명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석열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삭감된 R&D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2006년 카이스트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최성림씨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과잉 심기경호다.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의 외침이 그들에겐 그저 대통령 심기를 건드는 나쁜 일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카이스트 졸업생이자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된 황정아 박사는 “많은 연구자가 연구 과제가 끊기거나 연구비가 삭감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쫓겨난) 학생의 외마디 외침이 결코 혼자만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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