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초고령 사회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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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이상 고령자 비율이 지난해 말 19%를 넘기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기 직전 상태이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 전망된다.
초고령화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일본 사회의 공포가 영화 속에 짙게 베어지면서 영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초고령사회의 그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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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이상이면 고령사회, 20%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이상 고령자 비율이 지난해 말 19%를 넘기면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기 직전 상태이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 전망된다. 고령화의 속도 또한 굉장히 빠르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본 10년, 미국 15년, 영국 50년에 비해 한국은 7년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플랜 75’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실태를 다양한 시선으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까운 미래의 일본.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인 ‘플랜 75’를 발표한다. 명예퇴직 후, 이 제도를 고민하는 78세 여성 미치(바이쇼 치에코 분)는 가족으로부터 ‘플랜 75’ 신청서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처리를 맡은 담당 시청 직원 히로무와 안락사 시설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 마리아는 각자의 역할은 수행하지만 초고령사회의 사회적 혼란 속에서 선택의 고민에 직면하게 된다.
영화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대두되는 심각한 일본의 사회문제를 조명한다. 영화가 시작되면 “넘쳐나는 노인이 나라의 재정을 압박하고 그 피해는 전부 청년이 받는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한 청년이 노인들을 무차별 살해하고 사회문제로 공론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자살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또한 일본 정부는 고령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조력사 시설에 들어가 인생의 최후인 안락사를 맞이하도록 하는 ‘플랜 75’를 운영하면서 안락사 신청 연령도 기존의 75세에서 65세로 낮출 것을 계획하고 있다. 초고령화의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일본 사회의 공포가 영화 속에 짙게 베어지면서 영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초고령사회의 그늘을 보여준다.
인간의 존엄보다 경제적 가치에만 치중하는 냉혹한 현실을 비판한다. 영화에서 상담원의 주목적은 안락사를 신청해 최후를 맞게 되는 노인의 마음이 바뀌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안락사로 죽은 노인을 인간이 아닌 폐기물로 취급한다. 정부는 ‘플랜 75’ 제도를 3년 동안 시행했을 경우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엔에 달한다면서 향후 10년에 걸쳐 대상 연령을 65세로 낮출 것을 검토한다는 뉴스도 보여준다. 초고령화 시대에 국가가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의 존엄보다는 경제적 가치만 강조되는 차갑고 혹독한 현실을 영화는 지적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종도 울린다. 독거노인 미치는 호텔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다 해고된다. 집은 철거되기 일보 직전에 있으며 경제적 여유도 없어 다른 집을 구하기도 힘들다. 사회보장 제도에 기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지만, 컴퓨터 사용도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돌아오는 자리는 단순 경비직 밖에 없다. 그것 조차도 하기 힘든 노인들은 안락사와 존엄사로 내몰린다. 죽음을 강요받는 모습은 모욕감을 넘어 서글프기까지 한데, 영화는 사회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노인들의 현실을 조명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우리 사회는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고령층의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늘어날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 무임승차 등 노인복지에 대해 세대간 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영화 ‘플랜 75’는 이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경험을 통해 비슷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할 대책들에 대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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