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충돌' 처음 입 연 손흥민 "인생서 가장 힘든 한 주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단 불화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밝힌 심경이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 복귀한 손흥민은 16일(현지시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이후 아직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는데 (토트넘 홈팬이) 저를 크게 반겨주셨을 때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홈 경기에 교체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터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17분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운동장에 나설 때 토트넘 홈팬은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냈다. 손흥민은 “당시 경기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들어가기 전 워밍업할 때부터 모두가 손뼉을 치며 환영해주셨다”며 “예상치 못하게 큰 환영을 받아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환영을 받아 큰 영광이었다”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는데 여러분이 저를 다시 행복하게 해주시고 북돋워 주셨다”며 “이 순간을 저는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돌아온 자신을 맞이해준 팀 동료들을 향해서도 “(아시안컵 기간) 팀 동료들이 너무 그리웠다”며 “중요한 시기에 팀을 떠나 몹시 마음이 불편했지만, 국가대표팀도 저의 일부”라고 했다. 그는 “복귀했을 때 토트넘 선수들이 제가 필요로 했던 따뜻한 포옹을 해줘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또 다른 코리안리거 황희찬(28)의 울버햄프턴과 18일(한국시간) 0시 EPL 25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이번 시즌 마지막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같은 날 공개된 스포츠 채널 스포티비와의 인터뷰에서 “팬들 덕분에 저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대한민국을 널리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로 받은 아픈 상처들(이 있지만), 많은 분의 위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 덕분이고, 축구 덕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흥민은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경기 전날인 지난 6일 저녁 식사 시간에 따로 탁구를 치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을 제지하다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강인·설영우(26·울산)·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등은 식당 옆 휴게실에서 탁구를 했는데,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자 이강인이 반발하면서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선수단 내분이 해외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강인은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은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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