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행복 축구' 다시 시작…"팬들의 환대, 죽을 때까지 못 잊어"

김환 기자 2024. 2. 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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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로 돌아간 손흥민은 다시 행복하게 축구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이 울버햄프턴전에 앞서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돌아온 소감과 함께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토트넘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울버햄프턴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5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코리안 더비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트넘에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뛰고 있고, 울버햄프턴에는 마찬가지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 황희찬이 활약 중이다. 특히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이번 시즌 리그에서의 활약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두 팀 모두에도 상당히 중요한 경기다. 먼저 토트넘은 지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애스턴 빌라를 제치고 4위로 복귀했다. 하지만 아직 빌라와의 승점 차이가 1점에 불과하고 3위 아스널을 따라가려면 승점 5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세를 이어 울버햄프턴전에서도 승점 3점을 챙길 필요가 있다.

울버햄프턴은 최근 들쭉날쭉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으나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다. 울버햄프턴 역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첼시를 제치고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경기에 앞서 손흥민이 구단과 진행한 인터뷰가 공개됐다. 토트넘은 16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 11분 정도 길이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최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온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출연해 인터뷰에 응했다.

아시안컵은 손흥민에게 힘든 기간이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치르는 동안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지쳤다. 우승 좌절이 곧 실패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대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황금세대', '유력한 우승 후보' 등의 타이틀을 대표팀에 붙였던 걸 생각하면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결과는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승을 기대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도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0-2로 완패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이후 허탈한 표정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경기 후 손흥민은 믹스트존에서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은퇴를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손흥민이 아시안컵 기간 동안 얼마나 지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불화설도 돌았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4일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하기 하루 전 팀 동료와 다퉜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어린 선수들 중 일부는 탁구를 즐기기 위해 밥을 빨리 먹었는데, 식사 자리가 팀 결속의 기회라고 생각한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은 이에 불만이 있었다"라며 한국 축구대표팀 내 불화설을 제기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서도 대표팀 내에서 불화가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손흥민과 일부 선수들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며 외신에서 제기한 불화설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특정 사건에 대한 의문을 인정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손흥민은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아시안컵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아시안컵과 관련된 말을 하길 꺼려했다.

이제 손흥민은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소속팀에 집중하려 한다. 손흥민은 이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투입돼 복귀전을 치렀다. 이날 손흥민은 경기 막바지였던 후반 추가시간 6분 히샤를리송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크로스로 브레넌 존스의 극장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브라이턴전을 돌아보며 "경기가 잘 풀리고 있지 않았다. 내가 투입되기로 하고, 워밍업을 할 때부터 팬들이 박수로 나를 반겼다. 홈에 돌아왔을 때 이렇게 환영을 받는 건 특별한 일이다. 특히 대회에서 탈락한 뒤 아직도 힘든 상태에서 이런 환영을 받는 건 정말 특별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교체로 들어온 경기를 잊을 수 없다. 다시 한번 해트트릭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웃었다. 또 "1-1 상황에서 내가 들어오자 팬들이 환호했고, 정말 믿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 내가 이 경기를 이기는 데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팀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당시 어떤 감정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밝혔다.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하며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손흥민은 자신을 반겨준 동료들 덕에 마음의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한 듯하다. 

손흥민은 동료들이 어떻게 반겨줬는지 묻자 웃으며 "미쳤다. 정말 좋았다. 모두 그리웠다. 중요한 시기에 자리를 비우게 돼 마음이 좋지 않았다.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왔을 때 모두가 나를 반겼다. 당시에 내게 필요했던 것이었다. 선수들, 팬들, 코칭 스태프 모두가 나에게 정말 잘해줬다. 그래서 내가 돌아온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어린 선수들이지만 경기장 위에서는 전사 같다. 모두 선수로나 사람으로나 좋은 사람들이다. 아시안컵 이후 모두의 환대를 받은 건 내가 토트넘에 온 이후 정말 좋았던 순간 중 하나다"라며 아시안컵이 끝난 후 돌아와서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을 때가 토트넘 생활 전체를 통틀어도 기억에 남을 정도라고 했다.

주장으로서 이런 선수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기쁘다고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지난해 열린 A매치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 당시에도 좋은 선수들이 주변에 많아서 주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편하다고 말한 바 있다.

손흥민은 "모두가 좋은 선수이고, 좋은 사람들이다. 모두가 잘해주는 덕에 내가 할 일이 많지 않다. 모두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주기 때문에 라커룸이나 경기장, 훈련장에서 잘 지낼 수 있다. 이 선수들과 함께해서 자랑스럽고 기쁘다"라며 선수들의 태도를 칭찬했다.

손흥민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토트넘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새로운 영입이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 동안 RB 라이프치히에서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임대로 데려왔고, 제노아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을 영입해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강화했다.

토트넘으로 돌아온 손흥민도 두 선수와 인사를 나눴다. 손흥민은 "새로운 선수들 두 명이 왔다. 베르너와 드라구신. 난 베르너와 독일어로 대화했다. 우리 축구대표팀에 있는 독일 코치도 베르너와 친하다"라고 했다.

또 "드라구신을 처음 봤을 때 그가 너무 커서 조금 무서웠다"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그래도 그는 환상적인 사람이다. 드라구신을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손흥민은 현재 팀원들 중 발전한 모습이 돋보이는 선수들로 존슨과 히샤를리송을 꼽았다. 두 선수는 손흥민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손흥민을 대신해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졌는데, 준수한 활약으로 손흥민의 공백을 최대한 잘 메웠다.

손흥민은 "존슨은 환상적인 선수이고, 미래가 밝은 선수다. 나와 존슨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존슨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돕고 싶다. 우리의 플레이 타입이 비슷하고 포지션도 같기 때문이다. 내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 존슨이 뛰어난 선수가 될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본다.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다"라며 존슨을 칭찬했다.

히샤를리송에 대해서는 "멋진 득점이었다. 팀을 위해 멋진 일을 했다. 그는 브라질의 9번 스트라이커이기 때문에 그를 의심한 적은 없다. 히샤를리송이 그동안 몇 가지 문제들이 있었지만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자고 이야기했다. 히샤를리송은 성장했고, 나도 동료로서 가능한 만큼 히샤를리송을 돕고 싶다. 난 히샤를리송이 득점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선수 중 특히 히샤를리송은 손흥민 대신 토트넘의 주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라온 경기력을 그대로 이어가 꾸준히 득점을 기록했다. 브렌트퍼드전 승리, 에버턴전 무승부 모두 히샬리송 덕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손흥민은 "에버턴전 두 번째 골이 멋졌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득점이다. 그 위치에서 내가 슈팅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골도 좋았다. 우도기의 크로스를 왼발로 연결한 게 멋졌다. 약한발로도 환상적인 득점을 터트렸다. 친정팀이기 때문에 세리머니하지 못한게 아쉽다. 득점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히샤를리송이 에버턴전에 터트린 두 번째 득점이 멋졌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런 호응을 받는 건 엄청난 일이다. 모든 팬들 덕에 정말 기뻤다. 그 순간을 죽을 때까지 인생에서 잊을 수 없을 거다. 우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그리고 팬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특별한 일을 만들 싶다.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줘서 정말 감사하고 내 복귀를 반겨주줘서 고맙다"라며 "주말에 봐요"라는 인사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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