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논란 때도, 감독 경질 때도 끝내 책임 피한 정몽규 축구협회장

조효종 기자 2024. 2. 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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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또 책임을 피했다.

전날 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로 의견이 모인 데 따른 긴급 회의였다.

클린스만 감독 사퇴 혹은 경질을 요구하는 의견만큼 감독 선임에 책임이 있는 정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감독 경질 발표 때서야 전면에 나섰지만, 직접 책임을 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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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또 책임을 피했다.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대한축구협회(KFA) 임원회의가 열렸다. 전날 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로 의견이 모인 데 따른 긴급 회의였다. 회의 종료 후 직접 발표에 나선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간의 임기 내내 비판을 받았다. 전술, 선수단 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선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겠다"고 한 것과 달리 재택 근무, 잦은 해외 출장을 일삼으면서 근무 태도 논란도 불거졌다. 카타르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대회 이후 오히려 성토 분위기가 정점을 찍었다. 클린스만호는 우승 후보 답지 못한 경기력을 이어가다 준결승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대회 이후 선수단 내 다툼 소식도 전해져 리더십도 타격을 입었다.


클린스만 감독 사퇴 혹은 경질을 요구하는 의견만큼 감독 선임에 책임이 있는 정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대회 이후 13일 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감독 경질 발표 때서야 전면에 나섰지만, 직접 책임을 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질의응답 때 KFA와 회장의 책임을 묻자 "종합적인 책임은 축구협회, 그리고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조금 더 자세히 해서 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재차 감독 선임 책임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자신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며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최종 후보 5명의 우선순위를 정해 인터뷰했다. 이후 우선순위 두 명에 대해 2차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뮐러 위원장이 감독 선임 실패의 책임을 지는 모양새가 됐다. 정 회장은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개편하고 위원장을 새로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익숙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2013년 KFA 회장 부임 이후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이 됐으나 본인이 책임을 짊어지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그 결과 다른 구성원들만 바뀌었고 정 회장은 3선을 하며 지금까지 직을 유지 중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서형권 기자

당장 작년에도 그랬다. 지난해 3월 A매치 기간, KFA 이사회에서 승부조작을 포함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기습 사면해 문제시된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KFA는 사면 결정을 철회했고 책임을 지는 의미로 협회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대부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정 회장은 예외였다. 정 회장은 약 한 달 뒤 새로운 집행부를 발표하며 "가장 책임이 큰 나 역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했지만, 임기가 남은 상황에서 협회를 안정화시키고 수습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 체제가 이어진다면 결국 같은 문제가 또 반복될 거란 우려가 큰 가운데,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정 회장은 4선 연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2018년도 총회 때 3연임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정관을 바꾸기로 한 바 있으나 당시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 조항을 승인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정관상 제약이 없으므로 4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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