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258>유전자의 기능적 변질로 생기는 질병

이근형 2024. 2. 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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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질병에 걸리지 않아야 하며, 걸렸을 때 잘 나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질병의 원인을 잘 알아야 한다. 인류는 그동안 질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는데, 지난 2003년에 발표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에는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1990년부터 13년 동안 진행된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사람의 세포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DNA로 만들어진 유전자의 종류와 기능을 밝히고, 개인, 인종, 환자와 정상인 간의 유전적 차이를 비교하여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는데, 그 결과에는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와 관련된 많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질병은 사전적으로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질병을 흔히 그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기생충과 같은 병원체가 몸 안에 들어와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과 병원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비감염성 질환으로 나눈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연구를 통하여 비감염성 질환은 세포 안에 들어 있는 어떤 유전자가 변질한 유전자 질환(genetic diseases)임이 확인되었고, 2003년에 발표된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연구 결과에서는 변질한 유전자의 질병별 위치를 염색체상에서 보여 주는 유전자지도를 공개함으로써 수많은 치명적인 질병들이 곧 정복될 것이라는 강력한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폐암에 걸렸다면, 허파 세포의 3번 염색체 맨 위쪽에 있는 유전자가 변질한 것이며, 녹내장에 걸렸다면, 시신경 세포의 1번 염색체 맨 아래쪽에 있는 유전자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면, 뇌세포의 1번 염색체 맨 아래쪽에 있는 유전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인간게놈프로젝트 결과가 공개된 지 21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유전자 변질의 원인을 찾아서 제거함으로써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유하는 일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유전자의 변질을 모르던 시대에 사용하던 증세 치료에만 집착함으로써 건강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 질환은 변질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부모로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을 수도 있지만,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거나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유전자가 후천적으로 변질하여 생기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 단일 유전자 질환과 염색체 질환, 다중 유전자 질환의 세 가지 주요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단일 유전자 질환은 하나의 유전자에 생기는 변질로 인한 질환으로 낭포성 섬유증을 포함한 수천 가지의 유전자 질환이 알려져 있으며, 염색체 질환은 대체로 세포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 수나 구조에 이상이 생겨 생기는 유전자 질환으로 다운증후군이 있고, 다중 유전자 질환은 여러 유전자가 변질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병, 비만 등 수없이 많다.

여기에서 유전자가 변질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유전자는 적게는 수백 개부터 많게는 2백만 개 이상의 DNA들이 길게 한 줄로 연결되어 만들어진 DNA들의 집단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며, DNA들의 세 구성 요소, 곧 당과 인산, 염기 가운데 염기는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의 네 종류가 있는데, 염기의 배열 순서에 따라 어떤 뜻을 나타낼 수 있어서 염기의 배열순서인 염기서열이 매우 중요하다.

유전자의 변질은 예를 들어 ATGC라는 염기서열이 TACG로 변하는 것처럼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달라지는 것으로 유전자의 구조가 변하는 것이며, 유전자의 구조가 변하면, 유전자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질병에 걸리게 되는데, 유전자지도가 보여주는 것처럼 어디에 있는, 어떤 유전자가 변질하느냐에 따라 질병의 종류가 달라진다.

그런데, 인간게놈프로젝트 이후에 많은 연구를 통하여 유전자가 변질한 경우 가운데, 유전자의 구조는 변질하지 않고 원래의 염기서열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전자가 켜지지만 않는 사례가 많이 확인되었는데, 여기에는 하나의 세포 안에 들어 있는 60억 개의 DNA 가운데 유전자 구성에 참여하지 않는 DNA들이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지는데 스위치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유전자의 변질은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달라지는 구조적 변질과는 달리 구조는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전자가 켜지지 않아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에 있어서는 구조적 변질과 마찬가지이며, 유전자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도 같다. 이러한 현상은 기능적 변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유전자의 구조가 바뀌는 구조적 변질보다 사례는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우리가 쉴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잠자는 시간을 포함하여 우리의 모든 활동에는 세포 속의 유전자가 켜져서 필요한 단백질이나 RNA 분자를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할 때 필요한 유전자를 신비스럽게 켜는 전능 지능이 유전자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러한 유전자의 기능을 ‘내 몸 안에 준비된 최고 명의’라 부른다.

그런데, 내 몸 안의 최고 명의가 필요할 때 필요한 유전자를 적절히 켜서 유전자 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앞에 있으면서 스위치 역할을 하는 스위치 DNA들이 적절하게 켜질 수 있도록 최고 명의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러한 활동이 바로 뉴스타트이며, 뉴스타트는 각자의 몫이다.

뉴스타트의 여덟 가지 항목 가운데 첫 번째 생명식은 다양한 과일과 채소, 곡식을 포함한 식물성 음식을 골고루 통째로 충분히 먹되, 특정 음식을 편식하지 않는 것이며, 이와 함께 과잉 섭취할 경우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설탕을 포함하여 가공이나 정제된 나쁜 탄수화물,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소금과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뉴스타트의 나머지 항목인 운동, 물, 햇빛, 절제, 공기, 휴식, 신뢰와 사랑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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