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묵상] “구름과 나무와도 통하는 무심한 존재로 살라”
2024. 2. 16. 00:29
정원 숲에 깃들어 살던 철새들이 홀연 사라지면 서운하고 허전하다. 그 새들의 무욕과 무심을 배우던 순간들이 쉬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법이니 공정이니 떠벌리며 제 잇속이나 채우는 뻔뻔한 군상들과 너무 대비되지 않는가. 이런 양심 없는 자들과 함께 사는 건 힘 빠지는 일이지만 그들을 정죄하거나 낙담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창공의 푸름을 마시며, 바람에 서걱이는 숲정이를 무심의 울타리 삼아 구름과 나무와도 통하는 그저 그러함에 머물려 한다.
고진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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