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벚꽃시계, 축제 스케줄 바꾼다

위성욱 2024. 2.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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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해군항제에서 상춘객들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놀이를 즐기는 모습. 올해 진해군항제는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역대 가장 빠른 3월 22일 개막한다. [중앙포토]

기후 변화로 봄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진해군항제 개최 일정이 당겨졌다.

경남 창원시는 “올해로 62회를 맞는 진해군항제를 역대 가장 빠른 3월 22일 개막해 4월 1일까지 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첫 축제가 열린 1963년에는 4월 5일 개막한 것을 고려하면 60여년 만에 2주가량 빨라졌다.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4월 1일 개최했다. 하지만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지난해에 3월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5일 개막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빨리 시작한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짧게는 1일, 길게는 일주일 넘게 빠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가 가장 이른 3월 20일쯤 개화하고 전주(3월 22일), 부산과 울산(3월 24일), 여수와 포항(3월 25일), 대전(3월 27일), 강릉(3월 30일) 등의 순으로 벚꽃이 필 것으로 전망된다.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와 미국·영국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100년 사이 매화는 약 53일, 개나리 약 23일, 벚꽃은 약 21일 개화 시기가 당겨진 것으로 분석했다.

진해군항제뿐 아니라 다른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매화를 주제로 올해 23회째 행사를 여는 전남 광양매화축제는 3월 8~17일 펼쳐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4년 만에 열린 지난해 축제가 3월 10~19일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틀 정도 빨라졌다. 지난해 4월 13~16일 경남 창녕 남지 낙동강 유채꽃 단지 일원에서 열렸던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도 올해는 이틀 빨라진 4월 11~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기후 변화에 따라 아예 취소된 축제도 많다. 매년 20만 명이 찾는 경북 ‘안동 암산 얼음축제’는 지난 1월 20~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낙동강 지천인 미천에 조성한 암산유원지에서 얼음낚시·썰매타기 등을 즐기는 게 주요 프로그램으로, 한 번에 1000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얼음판 위에 올라가려면 얼음 두께가 25㎝ 이상 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미천 가장자리 얼음 두께는 3㎝ 정도에 불과했고, 안전 등을 고려해 취소됐다. 지난 1월 19~28일 개최할 예정이던 강원 인제군 빙어축제도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열리지 못했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고, 봄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온실가스 감축 등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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