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질 국가대표' 징계 묻자…축구협 "말씀드릴 상황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회 기간 발생한 선수단 내 물리적 충돌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관련 선수들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15일 밝혔다.
축구협회는 전날 영국 대중지 더선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 시간에 이강인과 손흥민이 물리적 충돌을 벌였다고 보도하자 이를 발 빠르게 인정했다. 축구협회가 대표팀 내분을 즉각 인정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이날 "많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그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협회로서는 빨리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더선 등에 따르면 이강인은 설영우, 정우영 등과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후 식당 인근 공간에서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다가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다.
손흥민이 경기 전날인 만큼 컨디션 조절을 위해 탁구 대신 휴식하라고 권했으나 이강인은 이를 거부하며 언쟁을 벌였다. 이강인의 과격한 발언에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자 이강인은 손흥민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탁구 사태'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전날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숙였다.
그러나 이강인 측은 이날 "이강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다툼에 대한 팩트만 확인한 상태이며,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추가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사태가 어느 정도 파악되면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팀 내분 사건에 관련된 선수들의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선수단 내부 문제 탓…전술은 문제없어"
축구협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아시안컵 결과, 축구대표팀 내 분열 등 현안을 논의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아시안컵에서 경기력이 저조했던 원인으로 '선수단 불화'를 꼽았다.
황보관 기술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패배 원인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을 지적했다고 하는데, 실패 원인을 직접 뭐라고 설명했는가'는 취재진 질의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황보관 기술본부장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전력강화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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