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뒤덮은 검은 웨딩드레스… ‘순백의 신부’는 실종

김지훈 2024. 2. 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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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을 앞둔 일본 신부들 사이 흰색이 아닌 '검은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하고 있다.

일부 한국 연예인들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웨딩촬영을 하자 일본에서도 이런 유행이 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후재팬 등 일본 매체들 사이에서도 웨딩드레스는 흰색이란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검은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 연예인들이 흰색 드레스 대신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일본의 젊은 세대가 이를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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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서 검은 웨딩드레스 유행
한국 연예인 등 착용에 덩달아 열풍
AOA 유나가 검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하고 있다. SNS 캡처


최근 결혼을 앞둔 일본 신부들 사이 흰색이 아닌 ‘검은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하고 있다. 일부 한국 연예인들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웨딩촬영을 하자 일본에서도 이런 유행이 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일본 결혼식 정보 업체 ‘민나노웨딩구’에 따르면 이 회사 웹사이트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검색 조회수 1~2위를 기록한 상품은 모두 ‘블랙 드레스’였다. 이 업체가 지난해 꼽은 ‘올해의 웨딩 트렌드’ 역시 검은색 웨딩드레스였다.

야후재팬 등 일본 매체들 사이에서도 웨딩드레스는 흰색이란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검은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쿄에 사는 여성 직장인 A씨(30)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도쿄의 한 길거리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했다”며 “해외 드라마에서 보고 검은색 웨딩드레스를 동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검은 드레스의 유행은 보수적인 일본 결혼 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당신(신랑) 색깔에 물들겠다’는 의미의 흰 드레스 대신 ‘당신 말고는 누구에게도 물들지 않겠다’는 보다 능동적인 검은색 드레스의 메시지가 신부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일본브라이덜협회에 따르면 일본에 순백의 서양식 흰색 드레스가 보급된 건 1970년대부터다. 일본에서 흰색은 순결을 상징한다. 반면 검은색 드레스는 상복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예복으로 금기시돼왔다. 50년 넘게 이어진 전통이 불과 최근 1~2년 사이 뒤집힌 셈이다.

민나노웨딩구의 마케팅 담당 스즈키 아야카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금기’가 깨진 데는 코로나19 사태가 한몫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 결혼식은 최소 60명의 하객이 참석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엔 소규모화가 진행됐다”며 “경우에 따라 사진만 찍는 ‘포토 웨딩’도 늘었다”며 “신부들도 ‘나만의 스타일을 찾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일본 매체들은 블랙 드레스 유행 원인으로 ‘한류 열풍’을 꼽기도 한다. 한국 연예인들이 흰색 드레스 대신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일본의 젊은 세대가 이를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후재팬은 “지난해 결혼을 발표한 가수 레이디 제인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했고, 최근 결혼을 발표한 그룹 AOA의 전 멤버 유나도 검은 드레스를 입은 웨딩 사진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전국에서 6개 지점을 운영하는 웨딩드레스 대여 업체 ‘드레리치’의 대표 츠나시마 마이는 “한국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고 웨딩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며 “그래서 ‘한국풍으로 하고 싶다’면서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야후재팬에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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