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전지희 앞세운 한국 탁구 “안방서 우승 도전”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다.
전 세계 40개국 2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다. 한국 탁구의 효시로 평가되는 1924년 1월 경성일일신문사 주최 제1회 전조선 핑퐁경기대회 이후 100주년이 되는 시점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 대회는 당초 2020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몇 차례 연기되다가 4년 뒤인 올해 열리게 됐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남녀 단체전 경기만 진행된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1999년 아인트호벤 대회부터 개인전과 단체전을 분리해 홀수 해에는 단식 및 복식 경기, 짝수 해에는 단체전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예선부터 단체전 경기를 벌인다.
한국 탁구는 역대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건 1973년 사라예보 대회다. 이에리사와 정현숙·박미라·김순옥이 여자단체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합작했다. 국내 구기 종목 역사상 최초의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그래서 ‘사라예보의 기적’으로 불렸다.
두 번째 드라마는 1991년 일본 지바 대회에서 썼다. 현정화와 홍차옥, 리분희와 유순복이 짝을 이룬 남북 단일팀이 중국을 물리치며 한반도기를 시상대 맨 꼭대기에 꽂았다. 문화와 언어가 달라 처음에는 소통도 쉽지 않았던 남북 선수들이 우승을 합작한 이야기는 훗날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열린 세계선수권 단체전 경기에서 정상을 밟지 못했다. 남자는 김택수와 오상은·주세혁·유승민, 여자는 김경아·박미영·서효원 등이 국가대표 계보를 이었지만, 이들 모두 단체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30년 넘게 끊긴 금맥을 다시 캐내려는 주인공은 남자부의 장우진·임종훈·이상수·박규현·안재현과 여자부의 신유빈·전지희·이시온·윤효빈·이은혜 등이다. 세계랭킹 기준으로는 남자부에선 장우진이 14위로 가장 높고, 여자부에선 신유빈이 8위로 가장 위다. 전력이 최고라고는 평가할 순 없지만, 단체전 경기이니만큼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여자부 오광헌 감독은 “전지희와 신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상승세를 탔다. 다른 선수들도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안방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인도·폴란드·칠레·뉴질랜드와 3조에서 맞붙는다. 여자대표팀은 푸에르토리코·이탈리아·말레이시아·쿠바와 5조에서 맞대결한다. 남자부 주세혁 감독은 “조 편성은 무난한 편이다. 인도와 폴란드 등 모두 국제대회에서 이겨본 상대다. 좋은 성적으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요
「 ◦ 일정 2024년 2월 16~25일
◦ 장소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 종목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
◦ 규모 남녀 각 40개국 2000여명
◦ 한국 선수 장우진·임종훈·이상수·박규현·안재현(이상 남자부), 신유빈·전지희·이시온·윤효빈·이은혜(이상 여자부)
◦ 마스코트 초피·루피(갈매기 형상화)
」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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