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2조원 유산 남긴다” 유언장 쓰고 사망한 러 미술평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상당의 예술품을 남기겠다고 유언한 러시아 미술 평론가가 사망했다고 RBC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문화부는 작가 겸 미술 평론가, 역사가로 활동했던 니나 몰레바가 지난 11일 98세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1925년 12월 5일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몰레바는 이반 니키틴 등 러시아 화가들의 작품과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예술사를 연구하며 120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다. 1955년엔 예술가이자 미술 이론가인 엘리 벨류틴과 결혼했다.
2012년 남편 벨류틴이 사망하면서 몰레바는 약 200점의 그림 등 약 20억 달러로 추정되는 작품 컬렉션을 물려받았다.
2013년 4월엔 ‘러시아의 대표자’ 푸틴 대통령에게 전체 컬렉션을 기증한다는 유언장을 작성했다.
당초 몰레바 부부는 1990년대에 이 예술품들을 러시아에 기증하고자 했으나, 개인이나 기관이 아닌 국가는 유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는 법 조항이 있어 이행하지 못했다.
몰레바 부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디에고 벨라스케스, 티치아노, 안토니오 로셀리노 등의 그림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는 컬렉션의 진품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다. 몰레바 부부가 작품들을 푸시킨 박물관에 기증하려고 했으나, 수년간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푸시킨 박물관의 빅토리아 마르코바 큐레이터는 “컬렉션에 유명인의 작품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며 “우리 박물관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 문화부는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이 컬렉션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MK는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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