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빼닮은 아역 정체 '딥페이크'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연 배우 손석구의 얼굴을 빼닮아 화제가 되었던 아역 배우가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CG인 것으로 밝혀졌다. 딥페이크(deepfake)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AI 기술을 이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물을 말한다.

배우 손석구(왼쪽)과 그의 아역[사진출처=넷플릭스]

14일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손석구의 아역이 싱크로율이 높다는 얘기가 많다’는 질문에 “손석구 아역 얼굴은 CG”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연기는 아역(강지석) 배우가 하고, 얼굴은 손석구의 어린 사진들을 수집해서 CG 기술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살인자ㅇ난감’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극 중 형사 '장난감' 역을 맡은 손석구의 아역 얼굴이 손석구와 놀랍도록 닮아 '손석구의 아들 같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이 엑스(옛 트위터)에 손석구와 아역 얼굴을 나란히 배치해 올린 이미지는 조회 수 12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 감독은 "리얼리티를 위해 돈을 좀 썼다"며 "손석구 배우의 어렸을 때 사진이 별로 없어 이미지 모델링을 해서 작업한 것도 있다. 이 부분에 돈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른 배우가 아역을 한다. 사실은 다른 얼굴인데 맞다고 우기는 것"이라며 "영화적 허용인데 저는 그걸 싫어한다"고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등장인물의 과거 장면에 모두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했다며 "등장인물의 과거 장면들이 대사가 없는 이유가 그거다. 아역배우가 대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5화에 등장하는 경아 역의 과거 사진도 그렇게 CG 작업으로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서는 딥페이크 기술로 다시 생명을 얻은 고 송해가 '전국 노래자랑'을 외쳤다. tvN STORY의 예능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지난해 1월 '전원일기'에서 응삼이 역을 맡았던 고 박윤배를 딥페이크 기술로 복원해 김수미 등 동료들과 재회시켰다.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딥페이크 기술로 K팝 여자 아이돌의 얼굴과 포르노 비디오를 합성한 영상이 제작되는 등 악용 사례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지난해 딥페이크를 비롯한 AI 활용이 배우, 작가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면서 파업을 하기도 했다.

한편 '살인자ㅇ난감'은 최우식과 손석구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신작 시리즈다.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이틀 만에 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인도·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11개국에서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