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병립형으론 국회의원 배지 못 단다" 한동훈 주장은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2024. 2. 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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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병립형-준연동형 모두 3% 득표하면 가능... 국힘 "정당 공천 어렵다는 의미"

[김시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수정: 14일 오후 2시 38분]

[검증대상] 한동훈 비대위원장 "조국, 병립형에선 절대 국회의원 배지 달 수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조국씨는 우리가 주장하는 병립형 제도하에서는 절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가 결정하고 민주당이 100% 찬성한 준연동형 제도하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선거 하에서 국민들이 선거한다면 조국씨 같은 분은 배지를 달 수 없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관련기사 : 한동훈 "조국씨 같은 분, 배지 달 수 없어야 하는 게 맞다" https://omn.kr/27ekq)

실제 준연동형 대신 병립형으로 총선을 치를 경우 조국 전 장관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없다는 한동훈 위원장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병립형-준연동형 모두 3% 넘어야... 봉쇄조항은 공통

오는 4월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지난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를 전망이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도입된 병립형은 1인 2표제를 통해 지역구와 별도로 정당투표를 진행하고, 지역구 의석과 상관없이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방식이다.

반면 2020년 21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은 비례대표 47석 가운데 30석은 정당별 득표율과 지역구 선거 결과를 연동해, 정당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수가 적은 정당에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고, 나머지 17석은 기존 병립형 방식으로 배분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선 양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의미가 퇴색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준비하고 있고, 민주당 역시 범야권 통합비례정당('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형태의 위성정당을 추진 중이다.

병립형에 비해 준연동형이 제3정당이나 신생 정당에게 더 유리한 건 사실이다. 다만 병립형과 준연동형 모두 봉쇄조항(정당득표율 3% 이상)을 넘어야 비례대표 1석 이상 확보가 가능하다.
 
 병립형과 준연동형 선거제도 비교(출처: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논의와 대안의 모색' 39쪽. 2020.9.1) 두 제도 모두 '지역구 5석 이상 또는 정당득표율 3%'라는 동일한 봉쇄조항을 두고 있다.
ⓒ 국회입법조사처
 

김형철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13일 <오마이뉴스>에 "조국 전 장관의 당선 여부는 병립형이나 준연동형과 무관하다"면서 "지역구에 출마시 지역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비례 출마시 준연동형이든 병립형이든 조국 신당이 전국 유효투표율 3%를 넘어야 당선 가능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비례정당에 참여하는 다른 정당들이 조국 신당 결합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휘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 팀장은 이날 "준연동형은 병립형보다 지역구 의석을 많이 차지하지 못하는 정당에 더 많은 비례 의석을 배분해준다"면서 "조국 신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통합비례정당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지난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과 같이 일정 득표율만 나오면 병립형 선거제도에서보다 더 많은 비례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그와 같은 의석 배분 방식이 위성정당, 형제자매당을 유인하고 있다고 다소 왜곡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민주공원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 김보성
 
국민의힘 "조국이 민주당에서 공천 받기 어렵다는 취지"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나는 (한 위원장 발언을) 기존 제도에서는 민주당과 같은 기존 정당에서 (조국 전 장관이) 공천을 못 받아서 당선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면서 "메시지의 골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조국씨는 민주당으로는 못 나온다. 이재명 대표 때문에 도덕성이 극단적으로 낮아져 있는 민주당에서조차 조국씨를 공천하기 어렵단 말"이라며 "이재명의 민주당에서조차 출마해서 배지를 달 수 없는 조국씨가 이렇게 뒷문으로 우회해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이 제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이 제도 하에서라면 민주당의 사실상의 지원으로 조국씨는 4월에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며 "절대로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조국씨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마법 같은 제도"라고 준연동형제를 거듭 비판했다.

[검증결과] "조국, 병립형에선 절대 국회의원 배지 달 수 없다" 주장은 '거짓'

조국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 지역구 후보로 나올지, 비례대표 후보로 나올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이 비례후보로 나오더라도 병립형이든 준연동형이든 조국 신당이 정당득표율 3% 이상 얻고 조 전 장관 비례 순번이 당선권에 포함된다면 당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따라서, '조국은 병립형으론 절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한다.
   

[오마이팩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병립형에서는 절대 국회의원 배지 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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