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이 콕 찍은 '그림자 조세'…환경장관 "1호 목표는 환경부담금 완화"
취임 3년 차를 맞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올해 환경 규제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면서 각종 환경 관련 부담금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달 3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규제 개선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를 막론한 모든 정부의 환경부가 추진해온 사항”이라며 “시대가 바뀌면 제도를 도입할 당시의 취지에 맞지 않거나 현장에서 실효성이 없어지는 규제가 생긴다. 현장과 현실에 맞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올해 환경부가 추진할 규제 개선 1호로 환경부가 운용하는 부담금(국가가 공익적 이유로 부과하는 징수금)을 꼽았다. 한 장관은 “(환경 부담금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인데, 당초 목적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도입 이후 사회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담금 중 환경이 20개로 가장 많아”
앞서 정부는 부담금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통해 환경부의 ‘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 부과금’과 ‘전기·전자제품의 회수부과금’을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부과금의 대상과 목적이 같은데 따로 운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장관은 “정부가 운용하는 부담금 91개 중 환경부 몫은 20개로 가장 많다”며 “합리성 제고를 위해 모든 항목이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녹색성장, 韓이 선두주자였는데…지속가능성 중요”
한 장관은 지난해 업무보고에서 녹색산업 수출을 도와 수출 수주 2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해 ‘환경부가 아니라 환경산업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22년 5월 취임 후 규제 개선, 녹색 산업 수출, 물관리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만큼 전통적인 규제 업무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환경과 경제는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밀접해진 지 오래됐다”며 “2015년 파리기후협약보다 수년 앞선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고, 이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논의를 한국이 선제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색 산업화가 이뤄져야 저탄소 경제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녹색산업 수출도 이런 흐름 속에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국내 기업이 환경부와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로 오만 두쿰지역 그린수소 개발사업권을 획득해 그린암모니아를 한 해에 120만t 생산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꼽았다. 환경부는 지난해 녹색산업 수주·수출 목표 20조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목표를 22조 원으로 10% 더 높여 잡았다.
MB정부에서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지낸 한 장관은 “한국이 선두주자였던 녹색성장의 정책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지 않고 꾸준히 이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녹색 정책은 백년대계로 생각해 꾸준히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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