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일단 피했다… 비대위 전환하며 숨고르기

김유나,차민주 2024. 2. 14.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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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던 전공의들이 집단행동 돌입 대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결정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집단 사직'이나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는 등 준법 투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대전협이 '집단 사직' 등 집단행동 지침을 수련병원별 전공의협의회에 하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턴 과정을 마친 전공의들이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쟁에 나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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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넘은 총회에서 결론 못 내려
집단 사직 등 투쟁 카드 여의치 않아
정부 “법 위반하면 사후 구제 없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지난 12일 열린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의결했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던 전공의들이 집단행동 돌입 대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결정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집단 사직’이나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는 등 준법 투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전공위들의 결정에 안도하면서도 “법을 어기는 경우 사후에 보완(구제)은 않겠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1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오후 9시부터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임시 대의원총회를 벌였다. 한 회의 참가자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전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박단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가 일제히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집단행동을 우려했던 정부는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전공의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등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이들이 파업에 나설 경우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의료계에서는 대전협이 비대위 구성 이후 대응 방안을 재논의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꺼내들 수 있는 ‘투쟁 카드’가 많지 않고, 복지부뿐 아니라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투쟁 동력이 약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력한 투쟁 카드는 ‘집단 사직’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작다. 이미 복지부가 각 수련병원에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 전공의들이 사표를 내더라도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개별적으로 내리게 된다.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 등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또 대전협이 ‘집단 사직’ 등 집단행동 지침을 수련병원별 전공의협의회에 하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복지부는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라 이 또한 처벌될 수 있다.

인턴 과정을 마친 전공의들이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쟁에 나설 수도 있다. 2024년 상반기 레지던트 선발은 마감된 상태지만 병원별로 3월까지 채용 계약 절차가 남아 있다. 이에 응하지 않는 방식으로 병원을 떠날 수 있다. 법적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다시 레지던트 선발에 응시해야 한다. 특히 남성의 경우 레지던트 계약을 포기하면 입대해야 하기 때문에 희생을 감내하며 단체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최대한 전공의들을 설득하고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15일 총궐기대회에 전공의들이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 박 차관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집회의 자유가 있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자유롭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법을 위반하는 경우 사후 구제는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 박 차관은 “사후에 보완하는 것은 안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했을 때 정부는 재응시 기회를 부여했다.

또 정부는 ‘총선용 의대 증원’이라는 의혹을 피하고자 선거 전 학교별 배정 인원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박 차관은 “4월 전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정을 확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며 “3월이나 2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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