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협에 정신 번쩍 든 유럽… “방위력 증강만이 살길”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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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유럽에서 자체 방위력 증강만이 살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티모시 가튼 애쉬 옥스퍼드대 교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가 동서 양쪽으로 유럽을 위협해 오는 상황"이라며 "유럽 각국은 재래식 방어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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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돈 더 내야” 또 압박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유럽에서 자체 방위력 증강만이 살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이 나토에 ‘기상 알람’이자 ‘찬물 샤워’가 된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의 ‘국내총생산(GDP) 2% 방위비 지출’ 목표를 서둘러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급히 필요한 일이라 판단했다. 가혹한 현실이지만 우리는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트럼프 발언이) 유럽이 마주한 현실적인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이들에게 ‘찬물 샤워’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방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총리는 앞서 이날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유럽 방위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무기 생산은 유럽의 산업 기반과 군사적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독일·프랑스·폴란드 외무장관은 파리 교외에서 만나 세 나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바이마르 삼각동맹’(1991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창설된 역내 동맹)의 부활을 논의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핵우산이 앞으로도 나토 회원 31개국을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계속 지켜줄 수 있느냐는 물음을 유럽 지도자들이 던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티모시 가튼 애쉬 옥스퍼드대 교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가 동서 양쪽으로 유럽을 위협해 오는 상황”이라며 “유럽 각국은 재래식 방어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도 유럽이 러시아의 공격과 미국의 방위 포기라는 쌍둥이 위협에 맞서서 긴박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는 나토 동맹국이 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 재임 때) 정당한 몫을 내지 않던 나토 20개국에 방위비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돈이 들어왔다”면서 “나토는 동등해져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미국이 최우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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