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5도로? 이제 되돌릴 수 없을 지 모르는 기후 위기의 결정적 징후

라효진 2024. 2. 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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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들의 전용기 남용, 몇 년 전만 해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진 않았던 문제입니다. 그들이 단거리를 이동할 때 택시를 타듯 전용기를 띄워도 '남 일'에 가까웠죠.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그들을 '기후 악당'이라 부릅니다. 셀럽들이 전용기로 찍는 탄소 발자국이 평범한 시민의 1년치 탄소 배출량 정도는 너끈히 뛰어 넘는 탓입니다. 이번 제58회 슈퍼볼을 보기 위해 상공에 뜬 전용기는 무려 882대였습니다.

물론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것이 셀럽 뿐만은 아닙니다. 다만 현 시점에선 80억 세계 인구가 '지구는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먹어야 할 듯합니다. 2024년 1월은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이었는데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1월이 1991~2020년 1월 평균보다 0.70도 높았다고 했습니다. 1도도 채 되지 않는 온도 상승으로 지구에 위기가 올까요? 답을 하자면 네,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지난 12개월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2도 올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1.5도'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이 이상은 오르지 않도록 유지하자'고 합의한 온도 상승 폭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1.5도 이상 오르면, 해수면 상승과 폭염 빈발 등으로 시작하는 문제가 천천히 우리의 삶을 잠식합니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대신 지구 가운데 위치한 나라들은 더 뜨거워집니다. 가뭄과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는 늘어나고, 과일과 채소 작황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질 겁니다. 가장 두려움에 떠는 건 섬나라나 해안가 도시들이죠. 해수면이 높아지면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기후 위기 이야기가 나올 때 흔히 산호초가 언급됩니다. 산호초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다양성의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해양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조류의 흐름을 조절해 오염물질의 유입과 퇴적물의 침식을 막습니다. 하지만 엘니뇨, 라니냐 등의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면 산호초는 하얗게 변해 죽어 버립니다. 지구 온도가 1.5도 오르면 산호초 백화현상이 70% 진행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아름다운 산호 군락들이 곧 멸종할 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결국 '1.5도'라는 마지노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목표를 정한 지 10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이 선정한 최고의 야생 사진은 사진가 니마 사리카니의 '얼음 침대(Ice Bed)', 녹아서 해수면을 떠다니는 빙산에 위태롭게 잠든 북극곰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북극곰은 이미 이렇게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고,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해결책은 오로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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