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동을 몰린 하태경·이혜훈·이영 경선할 듯…국민의힘 후보 면접 스타트
국민의힘이 13일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에 돌입했다. 공천 신청자가 몰린 지역의 후보들을 딴 곳으로 보내는 재배치 방안도 추진한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면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들이 많이 왔지만 생각보다 (후보가) 없는 게 고민”이라며 “동일 지역에 지원자가 몰린 경우는 재배치해야 할 것 같다. 서울 지역에 그런 부분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기는 곳에 잘 쓰는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관위는 우선 전·현직 의원 3파전이 벌어지는 중·성동을의 예비후보를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후보자들의 반발로 경선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지상욱 전 의원이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날 면접을 마친 중·성동을 예비후보들은 “남은 정치 인생을 이 지역에 바치겠다”(하태경), “옮길 생각 없다”(이혜훈), “유세 가는 게 오늘 할 일”(이영)이라며 재배치 수용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서울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의원도 재조정 가능성에 대해 “이미 전략적으로 배치된 분들은 이야기가 끝난 거로 알고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공천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역 조정이 안 되면 경선으로 갈 가능성이 거의 99%다. 세분 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출마자가 몰린 서울 강남을·양천갑·송파갑·서초을, 경기 하남 등도 재배치 대상 지역구로 거론된다. 양천갑은 비례대표로 직전 당협위원장을 했던 조수진 의원과 재선의 정미경 전 의원, 구자룡 비대위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분구가 예상되는 하남시에는 이용 의원과 유성근 전 의원뿐 아니라 김도식 전 서울시 부시장,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 등 11명이 출마했다.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지역구)조정 의사가 있는지 질문받았고 당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그대로 밝혔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도 “서울 수복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라며 당의 지역구 재배치 요구가 있다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박 의원과 이 전 비서관의 재배치 지역구에 대해 “노코멘트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당으로부터 험지 출마 요청을 받은 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이날 “낙동강 전선에서 이기면 서울수복도 가능하다”라며 경남 김해을 출마를 선언했다.
설 연휴 전 1차로 36곳의 경선·단수지역 공천을 확정한 민주당보다 공천 속도에서 뒤지는 국민의힘은 14일 서울·호남 등 열세 지역구의 단수 공천을 조기에 발표한다. 다만 강남 3구와 영남 등은 후보 재배치 등을 고려해 공천 발표가 늦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성태 배제 후유증=이날 한 위원장은 뇌물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 사면·복권됐지만, 공천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에 대해 “‘시스템 공천’을 존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 후보로서 김 전 의원을 국민께 제시하지 못한다”라면서도 “김 전 의원과 함께 4월에 승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의 공천 배제를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이날 비대위 회의 공개 석상에서 김 전 의원이 ‘드루킹 특검’ 합의를 끌어낸 이력을 치켜세우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 위원장은 “과거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걸 온몸으로 막았고 특검 결과 드루킹 실체 드러났다”라며 “김 전 의원도 함께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공관위는 이날 김 전 의원을 포함해 부적격 판정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의 이의 제기 신청에 대해 검토했지만 한 건만 보류 판정을 내렸다. 정 위원장은 “이의 신청을 받아들인 분은 없다”라며 “지역구 조정 가능성 때문에 한 건만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의 이의제기도 수용되지 않았다.
이창훈·전민구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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