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체력, 두 마리 토끼를"... 강서청소년회관의 색다른 시도
[이영일 기자]
청소년시설이 진화하고 있다. 전국 자치구 곳곳에 위치한 청소년센터(청소년수련관, 회관, 문화의집 등). 학교 외에 마땅히 갈 곳없는 청소년들이 주말마다 찾는 일종의 해방구였지만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위주로 아날로그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 강서청소년회관 전경. |
ⓒ 강서청소년회관 |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강서청소년회관(아래 청소년회관). 1993년 5월 개관했다. 30년 넘은 세월 동안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한 문화와 놀이공간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이 청소년회관에 최근 학교, 청소년시설, 체육시설을 포함해 여러 지자체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스마트체육관이라고 이름 붙여진 'FUNGYM(재미:짐, 아래 재미짐)'이 단연 눈길을 끈다. 재미짐은 ICT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콘텐츠와 청소년 신체활동을 융합한 공간이다.
▲ 재미짐을 찾는 아이들이 늘어나자 강서청소년회관은 회원제를 통해 등록된 아이들을 중심으로 주2회 전문 지도사가 놀이와 체력을 지도하고 관리하고 있다. |
ⓒ 이영일 |
기기들을 구입해 설치해 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프로그램을 이용하는지에 대한 전문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5일 오후에도 영등포구시설관리공단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었다.
30년 넘은 청소년회관의 새로운 시도
재미짐은 그저 헬스클럽이 아니다. 일회성 체험을 넘어 건강관리 및 체력 증진을 위해 '포인트 랭킹' 시스템이 작동돼 이용 횟수와 점수에 따라 월별 순위가 자동적으로 매겨져 성취감과 흥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 FUNGYM의 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 화면중 일부. |
ⓒ 강서청소년회관 |
여기서 핵심은 이런 시스템들이 기존에 출시된 게임기를 그냥 구입해 설치해 놓은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2018년부터 이같은 청소년 전용 복합문화 스마트(Smart) 체육공간을 구상한 청소년회관은 기존의 게임기 회사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청소년회관이 직접 개발한 지금의 데이터 수합 기능을 탑재해 줄 것을 주문했다. 동네 오락실에나 있을법한 일회성 놀이 기능에 정보통신 기술 접목을 시도한 것은 당시로는 청소년시설 전국 최초로 꼽힌다.
기계를 활용해 실제로 체육 지도가 가능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 업체들을 찾아다닌 다음에는 인테리어 업체를 찾아다녔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이 재밌는 공간으로 느낄까' 하는 세심함을 더하고 거기에 청소년회관 직원들이 모두 참여해 다양한 로고와 디자인들을 구상해 냈다.
▲ 재미짐을 찾은 아이들이 ‘건강’을 주제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구해줘 몸즈!>에 참여해 자신의 운동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이들의 얼굴은 초상권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
ⓒ 이영일 |
'청소년 스마트 체육시설 운영 우수사례' 선정
청소년회관의 재미짐은 지난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주관한 '청소년시설 디지털 전환 공모전'에서 ICT 기술을 적용한 청소년 스마트 체육시설 운영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통합관리시스템을 활용한 체계적인 운영이 선정 사유로 꼽혔다.
현재 안동청소년문화의집이 청소년회관 재미짐을 벤치마킹해 운영 중이고 구미청소년문화의집이 이를 벤치마킹해 작업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구로시설관리공단과 영등포시설관리공단을 비롯한 여러 청소년, 주민, 특수학급 시설들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
▲ 왼쪽부터 강서청소년회관 이건희 지도사, 김정율 관장, 김정훈 운영지원팀장. |
ⓒ 이영일 |
디지털 활동과 운영으로 진화해 가는 청소년시설
재미짐을 오픈했을 무렵 코로나19로 청소년회관은 낙담했다고 한다. 하지만 꾸준히 시기를 기다리며 디지털 기반의 청소년활동이 지역사회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다고 한다.
그 결과 청소년회관 이용 경험이 없었던 지역 청소년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하게 학대피해아동쉼터 이용 청소년과 교육복지 대상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도 건강한 놀거리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이 모든 변화에는 청소년회관 종사자들의 열정과 이를 현실에서 꽃피울 수 있는 디지털 청소년활동, ICT기술의 과감한 도입과 도전이 있었다.
강서청소년회관의 재미짐 운영 사례는 청소년시설 프로그램의 ICT 접목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디지털화는 물론, 시설 운영과도 연관성이 높다. 지금 강서청소년회관뿐 아니라 전국의 청소년시설은 진화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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