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커지는 文의 목소리…"잊혀지겠다던 분이" 친명 불쾌감
4·10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물론 진보진영 신당 이슈까지 주제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

문 전 대통령은 1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에서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조 전 장관에게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며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조 전 장관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톧령이 사실상 조국 신당의 인증 마크를 찍어준 격”(야권 관계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야권 교통정리’를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4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문 전 대통령은 “상생의 정치를 하려고 해도 결국은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며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 힘을 모아서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배석자는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민주당과 진보당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는 흐름이 세게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또 참석자들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당내의 분열 관련해서도 “친명과 비명의 프레임을 확대하는 발언들을 그냥 두면 안 되고, 지도부가 좀 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결국 중진들이 길을 터주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공천에 대한 ‘훈수’였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당내에선 “문 전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에도 측근들이 불출마하는 희생과 헌신을 보였듯 이 대표 측근의 양보도 필요하다”(비명계)라거나 “전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했던 이른바 친문 중진 의원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미”(친명계) 등 해석이 엇갈렸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의 탈당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치가 다시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비상한 시기다.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어야 한다”며 “하나 된 모습으로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도부가 조금 더 당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두고 야당 일각에선 “잊혀지겠다던 분 아니었느냐”는 반발도 터져 나온다. 총선 실무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심판’이 부각되어야 하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존재감이 커지며 전 정권 심판도 같이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극심한 내부 분열 양상이 문 전 대통령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내부 분열을 수습하지 못하니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교통정리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 모임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나올 때가 아니다. 결국 이재명 대표가 힘들어진다” “정작 힘 있을 땐 뭐 했냐” 등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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