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쉽게 받을까?
“요즘 아내와 자주 다퉈서 우울해요” “직장 상사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맨날 이랬다저랬다 해서 공황이 다시 생겨 버렸어요!” “요즘 저희 아이가 사춘기라서 그런가 반항을 심하게 해서요. 제가 심장이 두근대서 불면증이 생겼어요”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말이다. 이 내담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얼핏 보면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이라 진단하고 치료하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것이 공통점이다. 우울증도 불안도 강박도 결국 사람에게 상처받은 마음 때문에 시작되는 일이 참으로 허다하다.
◇모든 사피엔스들에게 인간관계는 가장 민감한 주제
인간관계가 어째서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책 ‘사피엔스(Sapiens)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인류학 연구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오랜 시간 무리를 이루어 생활했다.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 무리와 사회적 유대를 잘 맺는 방향으로 오랜 세월 진화해 왔다. 과거 인류는 최고 포식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개인으로 생활하면 여러 어려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서 생존에 있어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그 때문에 우리 조상들의 생존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거나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생존에 가장 직결되는 것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고 잘 어울려 생활하느냐였다. 무리생활을 하면 생존이 올라가고, 무리에서 떨어지는 것은 죽음과도 같았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인간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 부위가 크게 발달하였고, 이 때문에 대인관계의 실패에는 큰 고통을 느끼게끔 점차 바뀌어왔다. 그러한 오랜 시간의 변화가 지금도 우리에게 여전히 남아있기에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다들 큰 마음 고생을 짊어지고 살게 되었다.
◇디지털 인류에게도 인간관계 여전히 생존에 영향 미쳐
현대 사회에서 인간관계는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과거의 인류는 평생 관계를 맺는 무리의 머릿수가 100명에서 150명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없이 대화가 오가는 단톡방에만 해도 백 명씩은 거뜬히 참여하고 있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에는 너무나 많은 이름이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관계의 안정감은 스트레스의 여부, 건강한 정신 상태 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 유지, 만성 질환 위험 감소, 심지어 수명 연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현대에는 우리를 물어갈 호랑이는 더 이상 없지만,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이 과거 조상들에게 생존에 영향을 준 것처럼 오늘날에도 우리의 삶의 양(quantity)과 질(quality)에 여전히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넓은 인간관계보다 깊은 인간관계가 진정한 행복 줘
올 한해 ‘인간관계 설명서’ 연재를 통해 다양한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해법에 대해서 다뤄볼 예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간관계는 사람들에게 정말이지 중요한 주제이다.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쉽게 받을까?’ 하는 고민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역시 타인과의 관계에 민감하고 상처를 받는다. 그걸 매번 입 밖으로 꺼내놓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만약에 당신이 인간관계에 더 예민한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남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남에게 기대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은 상처도 덜 받는다. 아울러 건강한 인간관계를 가지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넓은’ 인간관계가 아닌 ‘깊은’ 인간관계에서 나온다. 썩 내키지 않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애쓰시지 말고 소수의 기분 좋은 사람들과 자주 교류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꼭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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