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 주가 재평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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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30년래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인 일본 증시의 사례를 차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도쿄 증권거래소가 우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이후 일본 증시는 강한 랠리를 이어왔다.
여기에 꼭 짚어봐야 할 점은 일본 증시 활황이 기업 밸류업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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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주식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과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도 이러한 정부 정책에 호응하듯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 혹은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공교롭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도 2월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리스크 및 내수부문의 각종 악재 등으로 움츠려 있던 국내 주식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반가운 흐름이지만 관련 종목 및 주가가 마치 테마주 상승처럼 단기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상보다 빠른 인공지능(AI) 확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술주가 각광받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 분위기와 국내 증시가 동떨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30년래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인 일본 증시의 사례를 차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도쿄 증권거래소가 우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이후 일본 증시는 강한 랠리를 이어왔다. 잃어버린 30년의 굴레를 벗어나 일 증시는 새로이 도약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꼭 짚어봐야 할 점은 일본 증시 활황이 기업 밸류업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와 무제한 채권 매입으로 상징되는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과 이에 따른 슈퍼 엔저 현상이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과 실적을 제고시켰음을 우선 지적할 수 있다. 동시에 일본의 위드코로나 정책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가 내수 경기를 호전시켜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간과하면 안 된다. 지난해 방일 외국인 여행소비액은 여행객 수 증가, 1인당 소비액 증가에 힘입어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인 5조3000억엔(약 47조원)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 랠리와 관련해 또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이슈가 기시다 내각의 신자본주의다. 신자본주의 정책 중 금융산업 부문의 핵심 목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가계소득 증대, 스타트업 육성, GX(녹색 전환) 그리고 DX(디지털 전환)다. 그리고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및 가계 금융자산을 예적금에서 금융투자 상품으로 이전시키기 위해 개인저축계좌(NISA)의 세제 혜택을 확대했다. 이 밖에 신성장산업 육성 계획은 물론 GX 그리고 DX 추진 전략도 발표했다.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낮지만 기시다 내각과 일본은행은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과 증시 리레이팅(재평가)을 위해 새 성장정책과 지속적 통화완화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일본 경제성장률은 한국보다 높은 1.9%로 예상되고 주식시장 역시 상승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북한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만으로도 늘 저평가받아 왔지만 최근 들어 한국 경제 전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저출생에 따른 인구절벽, 높은 부채 위험,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확산에 따른 피해 등으로 경제와 증시를 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일본의 처방을 보더라도 금융·산업정책 그리고 통화정책을 동시에 병행하는 구조개혁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주가 재평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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