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시대, 언론사 더 중요해졌다

2024. 2.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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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모든 화두를 삼키고 있다.

뉴스 유통의 대부분을 플랫폼에 의존하는 언론사에 생성AI는 악몽이다.

현재로선 생성AI가 제시하는 결과에서 개별 언론사의 기여분을 확인할 길은 없다.

생존 위협에도 불구하고 생성AI 시대에 언론사의 사회적 필요성은 강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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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언론학박사


인공지능(AI)이 모든 화두를 삼키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AI가 빠지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 역사에서 인터넷 다음 주인공은 AI다. 포털, 검색, 소셜미디어 등 플랫폼에 집중하던 빅테크도 AI 기업을 자칭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보편기술이 되고 있는 AI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복잡하다.

콘텐츠기업인 언론사는 기술기업이기도 하다. 뉴스를 생산하고 배포하는 데는 기술이 필요하다. 인터넷 이전 신문사는 인쇄·텍스트 기술에서, 방송사는 영상·전파 기술에서 최고 기술기업이었다. 안타깝게도 기술기업으로서 언론사의 정체성은 웹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 출현으로 인해 거의 사라져 버렸다. 플랫폼의 콘텐츠 제공자로서 역할을 할 뿐이다. AI는 이 지위마저 위협한다.

AI 열풍은 이른바 생성AI가 촉발했다. 자동 콘텐츠 생성 도구로서 생성AI의 범용성과 완성도는 뉴스라는 콘텐츠를 생산해 이용자의 주목을 끄는 데 익숙한 언론사엔 큰 충격이다. 그저 리스트만 보여줬던 기존 플랫폼의 콘텐츠 서비스와 달리 생성AI는 이용자의 질문 또는 지시에 대해 완결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리스트에서 선택하는 행위가 사라지는 것이다. 뉴스 유통의 대부분을 플랫폼에 의존하는 언론사에 생성AI는 악몽이다.

현재로선 생성AI가 제시하는 결과에서 개별 언론사의 기여분을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 빅테크가 인정하듯 생성AI의 개발, 학습, 검증, 결과 제시 등 각 단계에서 뉴스가 사용된다. 특히 초거대 언어 모델에 기반을 둔 생성AI에서 뉴스의 효용성은 매우 크다. 이에 언론사는 뉴스 저작권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고 빅테크는 근거 없다고 말한다. 생성AI를 둘러싼 언론사와 빅테크의 갈등 시작점이다. 저작물로서 뉴스와 데이터로서 뉴스, 입장 차가 크다.

생성AI를 위해 어느 빅테크는 어느 언론사와 뉴스 저작권 계약을 했고, 생성AI 때문에 어느 언론사는 어느 빅테크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생성AI와 관련해 우려스럽지만, 현실성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는 언론산업의 붕괴다. 생성AI의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시점부터 일부 대형 언론사를 제외한 대부분은 빅테크에게 효용성이 거의 없어질 것이다.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언론사는 위태로워진다. 뉴스 저작권은 언론산업의 마지막 보루일 수밖에 없다.

생존 위협에도 불구하고 생성AI 시대에 언론사의 사회적 필요성은 강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허위조작정보, 딥페이크 등 생성AI를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일으킬 수 있는 혼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생성AI 콘텐츠를 감시하고 검증할 수 있는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사회 기제는 이미 마련돼 있다. 바로 언론사다. 생성AI는 언론사의 존재 이유를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위근 퍼블리시 최고연구책임자·언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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