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약사의 중독 탈출] <18> 중독되지 않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 풍부한 애착 경험을
현대사회에서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두려움과 자신 없음을 처리하고자 향정신성 물질, 즉 술이나 각종 마약류에 의존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화해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서 술기운을 빌리거나 사실관계를 따지고 싶어서 혹은 그렇게 하고 나서 잠이 오지 않아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에 손을 대거나 일련의 긴장 관계를 벗어나 쾌락에 빠져보고 싶어 마약에도 손을 댄다.
비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악한 물질에 손을 대는 많은 경우가 관계 장애나 애착 장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물질에 손을 댔다 하더라도 다행히 중독되지 않고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면 다행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정신적 결함 때문에 무기력한 의존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는 약물을 덜 파괴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알고 파국을 맞기 전 멈추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문제나 고민을 정상적인 상담이나 사람과의 연대로 해결하는 것에 미숙한 사람, 이른바 대인 관계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물질 남용을 하게 된 경우 사용량이 점점 늘면서 파괴적이고 역기능적인 물질 의존이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더욱 그들이 갖고 있던 대인관계 능력은 훼손된다.
영국의 정신의학자 존 볼비의 애착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관계적인 존재로 개인이 홀로 자신의 정서 상태를 전적으로 조절하는 게 어렵다. 애착이론과 자기심리학을 중독 치료에 응용하는 많은 전문가는 건강한 대인 관계나 애착 관계가 부재한 사람일수록 더욱 중독되기 쉽다는 걸 발견해 상담에 적용하고 있다.
또 그런 사유로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더욱더 애착 관계와 대인 관계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삶과는 요원해진다. 예를 들어 아내와 대화가 되지 않고 아이들과도 소통이 되지 않는 내성적인 사람이 알코올에 빠지고 나면 그는 더욱 건강한 대인관계와는 멀어지고 그토록 원하던 바른 애착 관계를 놓쳐버리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중독은 다른 중독으로 대치되는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필립 플로레스와 같은 중독 전문가는 이런 현상을 ‘교차 중독’이라고 표현했다. 중독된 물질을 끊고 나면 또 다른 약물이나 행위에 중독되는 현상이다.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자조 모임에 가입하고 단주에도 성공했지만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해 또 다른 것에 중독되는 현상도 쉽게 발견된다. 관리되지 않은 많은 중독자는 단주는 했을지 몰라도 결국 섭식장애나 게임, 섹스, 니코틴 중독처럼 교차 중독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다시 술까지 마시면서 복합 중독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
필립 플로레스는 알코올 중독자들이 대인관계를 힘들게 하는 자신의 여러 성격 결함이나 문제를 개선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리기 위해 술을 끊지만 결국 관계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특징을 제대로 회복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단주만 성공한 사람들의 음식 섭취는 그들이 약물이나 알코올을 사용하는 것처럼 강박적이고 조절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닫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관계 부재에서 오는 공허와 권태, 외로움, 불안과 싸우며 끊임없이 밀려오는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도박과 성관계에 집착하다 다시 약물과 알코올에 빠진 교차 중독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우리 참부모이신 하나님과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고 가정 공동체와 교회가 대인관계 능력이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고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독 없는 삶을 위해 태중에 있을 때부터 우리는 자녀가 소외되지 않도록 돌보고 태교하고 교제하고 양육해야 한다. 태어난 지 3년 안에는 적어도 아이가 화면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큰 노력 없이 강렬한 화면 자극으로 도파민 낭비를 하는 삶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보상회로를 잘 지켜줘야 한다.
또 아이가 허탄한 대상과 관계를 맺지 않도록 참되고 선하신 참부모인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속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성령 충만한 삶을 살아 권태나 낮은 자기 효능감에서 오는 고통에 시달리다 중독으로 달려가는 일이 없도록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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