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미분양 늘어 PF차입금 우려 확대
지방 미분양 물량 누적…공사비 회수 지연
PF 연장 불발 등 차입금·우발채무 만기 촉각
신세계건설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계열사 지원으로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하고 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해 일부 유동성 문제를 해결했지만, 미분양 확대와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도 악화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신용등급이 추가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신세계건설은 공사원가 상승과 대규모 미분양으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878억1000만원(잠정 실적)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손실 폭이 2022년 121억원에서 1년 새 1757억원이나 늘어났다. 회사 측은 "공사원가 상승 등 비용 요인이 늘어난 데다 미분양에 따른 예정 손실에 대해 충당금을 쌓으면서 손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대구 지역 등 지방 사업장의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식산업센터를 제외한 공사 진행 사업장의 분양률은 53%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2년간 분양을 개시한 부산, 대구 등의 지방 사업장은 물론, 서울 사업장의 분양률도 상당히 저조한 상태다. 대구 지역 주요 사업장인 빌리브 헤리티지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의 분양률은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미분양이 많아지면서 공사비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사비는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준공 의무 때문에 공사비를 계속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업계 관계자는 "분양률이 70%는 넘어야 수분양자들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받아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다"면서 "분양률이 지나치게 낮아 자금 회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준공한 대구 빌리브 헤리티지는 1400억원대 규모의 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해 미분양 물량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PF 차입금에 대한 보증이나 채무인수 등의 우발채무 부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건설의 PF 우발채무는 1340억원 수준이다. 구리갈매지식산업센터 이자지급보증(420억원), 연신내 복합개발 연대보증(120억원) 및 자금보충(300억원), 목동 KT 부지 개발사업 연대보증(500억원) 등이다. 이 중 목동 KT 부지 개발 사업은 미착공 상태고, 연신내 복합개발 사업은 분양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착공 사업장의 브리지론 대출 연장이나 본PF 조달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이 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제공한 경우 시행사를 대신해 상환 부담을 져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월에 옛 포항역 부지 개발 사업 관련 브리지론 채무인수 약정 1700억원의 만기가 도래했다. 신세계건설이 47%의 지분을 출자해 옛 포항역 부지에 70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와 호텔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신세계건설은 이 사업을 위해 빌린 브리지론 만기가 도래하자 보증액을 17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려 차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차입금이나 우발채무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가운데 신용도는 계속 악화하는 추세다.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은 A로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악화한 것으로 나오면서 신용등급이 A-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PF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빌리브 일부 사업장의 본PF 연장에 실패한 것처럼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이나 우발채무가 연장되지 않고 신세계건설이 자체적으로 상환하거나 시행사를 대신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세계건설은 추가적인 대책을 통해 재무 상황을 개선하고 유동성 위험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과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의 지원을 받아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또 영랑호리조트를 합병하면서 500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리조트 부문의 현금흐름을 차입금 상환 용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600%대인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에도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과 같은 위험군으로 꼽혔던 롯데건설은 계열사와 금융회사들이 2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분위기"라며 "신세계건설도 계열사 지원 등으로 유동성 상황을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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