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 "우리 공동체 존망 걸려… 반전 전기 마련"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로 변화 필요
각계 의견 들어 정책 수요자 입장에서
범국가적 차원으로 정책 진행할 것
주형환 신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이 12일 "단기 대책은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등 구조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반전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주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자신의 인선 관련 소감을 밝히며 "세계 최저 출생률이라는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에 대해서는 우리 공동체의 존망이 걸려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장기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단기적 정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최근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 정책 기조와 같은 맥락이다.
주 부위원장은 "청년들의 3대 불안인 취업과 고용, 주거, 양육 불안을 덜어주고 지나친 경쟁 압력과 고비용을 타개할 구조적 대책은 물론이고 이민, 입양,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등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에 이르기까지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로 대대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구조, 노동 인력, 연금 등 사회보장체계도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맞게 적응하면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위원장은 "기존 대책을 정책효과, 외국 사례, 변화된 여건에 비춰서 전면 재검토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효성 있는 분야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추려서 보강할 것은 대폭 보강하고, 당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 긴 호흡 갖고 지속해서 추진해야 할 과제로 나눠 속도감 있게 집중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향후 출산 장려 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정책 조정 및 추진도 정책 실수요자 입장에서 범국가적 차원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부위원장은 "저는 중앙과 지방정부, 기업, 시민사회, 정치권, 언론, 학계,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모든 국가적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서 저출생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제 미력이나마 혼신의 힘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위원회가 아닌 해외 사례처럼 정부 부처 하나가 완전히 통합해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맡아야 한다는 학계의 지적에 대해 주 부위원장은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를 개선해야 되겠다는 논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아까 우리 여건에 가장 적합한 게 뭔지를 함께 다양한 대안들을 들어보고 그걸 같이 고민해서 최적의 방안을 찾도록 노력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기자가 저출산과 저출생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저출산 자체는 약간 성별적인 그런 문제가 있고, 저출생은 아기라는 관점에서 본다고 본다"며 "저도 이 문제를 아직 위원회 분들하고 논의를 못 해봤습니다만 같이 논의해보면서 가장 적합한 말이 뭔지도 찾아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요한 건 저출산이나 저출생이라는 용어라기보다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나가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다"며 "특히 2010년 후반대서부터 출생률이 많이 떨어졌다. 지금은 학교라든가 유치원이라든가 현장에서만 저출생 문제를 심각하게 느낄 수 있지만 만약 이때 태어나신 분들이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시점이 되면 그 충격이 굉장히 크게 다가올 것이다. 아마 그즈음에 더 가속화되는 초고령화와 더불어 용어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 이게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주로 정치인이나 교수가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맡던 관례를 깨고 관료 출신이 임명된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성과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라며 "대책들을 어떻게 했었는지 한번 잘 점검해서 범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이걸 좀 찾아보라는 아마 관료들이 이제 그런 역할들을 바라지 않겠나"라고 대답했다.
특히 "이제 범정부 차원에서 각 부처나 각 지방자치단체라든가 기타 여러 단체들이 해야 할 정책 그리고 그 정책에 따른 성과 지표는 뭔지를 정하고 그것을 주기적으로 이행하고 하는지 또 달성하는지 여부를 점검해서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또 개선할 것은 개선해서 성과를 내는 게 이제 관료들이 잘하는 일"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또 이게 유연한 조직이니까. 또 여러 위원들 그리고 아까 우리 실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상임위원도 계시고 이런 분들하고 같이 상의를 해서 잘해보라 그런 의미로 저는 받아들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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