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밖으로 튕겨 나갔다" 서브2에 도전한 마라톤 최강 키프텀, 충격적인 사망

배중현 2024. 2. 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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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켈빈 키프텀. 게티이미지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켈빈 키프텀이 숨을 거뒀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장거리 달리기의 슈퍼스타로 떠오르던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키프텀이 케냐에서 코치와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12일(한국시간)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키프텀은 세계 정상급 장거리 선수들의 훈련지로 유명한 케냐 서부 고지대 엘도렛과 캅타갓 마을 사이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로 키프텀은 물론이고 르완다 출신 코치 게르바이스 하키지마나도 숨졌다.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키프텀의 친구 케네스 키마이요는 "키프텀이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키프텀이 탄 차량은 빠른 속도로 도로를 벗어나 나무와 충돌한 뒤 굴렀다.

1999년생 키프텀은 마라톤의 '서브2(2시간 이내 완주)'를 해낼 몇 안 되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2022 베를린 마라톤에서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세운 세계기록(종전 2시간01분09초)을 34초나 앞당겼다. 당시 키프텀은 2022년 12월 스페인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2시간1분53초를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4월 런던 마라톤에선 앞선 기록을 28초 단축했다. 시카고 마라톤 우승 직후 미국 NBC스포츠는 '키프텀은 지난 10개월 동안 3번의 마라톤을 완주했다. 마라톤 역사에서 가장 빠른 6개의 기록 중 3개'라고 전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서브2'였다. 마라톤 풀코스 2시간 내 주파는 많은 이들이 도전했으나 실패한 미지의 영역. '마라톤 최강자' 킵초게가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1시간59분40초 만에 42.195㎞ 코스를 주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당시 레이스에는 7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함께했고 앞서 달린 차가 빛을 쏘며 킵초게의 속도 조절을 도왔다. 자전거를 탄 보조 요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음료를 전달하는 등 기록 경신에 목적을 두고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키프텀은 시카고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세계기록을 경신해) 너무 행복하다. 눈앞에 시간이 보였는데 2시간 미만으로 달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는 4월 로테르담 마라톤 대회에 출전, 서브2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갑작스러운 사고에 세계 육상은 큰 슬픔에 잠겼다. 비보를 접한 세바스티안 코 세계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든 세계 육상을 대표해 그들의 가족, 친구, 팀 동료, 그리고 케냐 국민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무척이나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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