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30분 추월 성공한 박지원, 데뷔 2년 만에 김길리···쇼트트랙 종합 우승 보인다
이형석 2024. 2. 12. 10:55
쇼트트랙 남녀 국가대표 간판 박지원(서울시청)과 김길리(성남시청)가 월드컵 종합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박지원은 12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1분25초13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길리 역시 여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1분31초48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둘 다 5차 대회 남녀 1000m 1차 레이스에 이어 2차 레이스까지 나란히 석권했다.
ISU는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1∼6차 대회 모든 개인 종목 성적을 합산해 남녀 우승자에게 '크리스털 글로브'라는 트로피를 수여한다.
초대 챔피언이었던 박지원은 2연패에 도전한다. 박지원은 총점 931점으로 2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822점)를 109점 차로 따돌렸다. 지난 시즌 4위의 김길리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종합 우승을 노린다. 김길리는 1115점으로 2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980점)에 135점 차 앞서 있다.
크리스털 글로브 주인공이 가려지기까지 남은 대회는 단 하나 뿐이다. 박지원과 김길리는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종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에서 열린 4차 대회까지 선두 뒤부아에 2점 뒤진 종합 2위였다. 그는 "(전시즌 챔피언으로) 1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축구에 비유하면 3차 대회까지 전반전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4~6차 대회는 후반전에 해당한다. (4차 대회를 마쳤으니) 막 후반 15분을 지났다. 축구는 추가 시간에도 얼마든지 역전골이 나오는 만큼 남은 후반 30분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1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지원은 5차 대회 연속 우승으로 단숨에 종합랭킹 선두로 치고 나오더니 2위(뒤부아)와 격차를 더 벌렸다.
4차 서울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다관왕을 차지했던 김길리는 여자 쇼트트랙 차세대 에이스로 통한다. 최민정(성남시청)이 개인 장비를 모두 교체하는 등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준비에 집중하고자 2023~24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길리가 바통을 넘겨받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김길리는 이날 2차 1000m 2차 레이스 막판 폭발적인 스피드로 곡선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드며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다. 이어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지난 시즌 종합랭킹 1위였던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의 추월을 잘 막아냈다.
고교 졸업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김길리는 성인 무대 데뷔 2년 만에 '크리스털 글로브'의 주인공에 바짝 다가섰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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