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감독 교체가 가져온 트로피…코트디부아르, 조기 탈락 위기 딛고 네이션스컵 우승

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X(구 트위터) 캡처

코트디부아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X(구 트위터) 캡처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코트디부아르가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12일(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 위치한 스타드 올림피크 알라산 와타라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을 치른 코트디부아르가 나이지리아를 2-1로 격파했다.

역전승이었다. 전반 38분 나이지리아가 먼저 득점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윌리엄 트루스트에콩의 헤더 슈팅이 골대 반대편으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중반 반격에 나섰고 역시 코너킥을 통해 균형을 맞췄다. 후반 17분 시몬 아딩그라의 킥을 프랑크 케시에가 머리에 맞춰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36분 결승골이 터졌다. 아딩그라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때맞춰 쇄도한 세바스티앙 알레가 발을 들어 올려 공의 방향을 바꿨고, 슈팅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코트디부아르가 챔피언이 됐다.

이번 대회 흐름 전체를 놓고 봐도 극적인 우승이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뻔했다. 1차전 기니비사우에 2-0 승리를 거둔 이후 나이지리아, 적도기니에 연달아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최종 순위는 조 3위였는데, 3차전 0-4 완패로 골득실이 –3까지 떨어져 6개조 3위 중 4위 안에 드는 것도 불확실했다.

코트디부아르 축구협회는 다른 팀의 조별리그 경기가 끝나기 전 장루이 가세 감독을 경질하기로 했다. 경질 발표 이후 조 3위 6개 팀 중 4위가 확정돼 16강 진출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토너먼트를 치르기 위해 2015년 코트디부아르를 대회 정상으로 이끈 바 있는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대표팀 감독을 긴급 소방수로 빌려오고자 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에메르스 파에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대회에 나섰다.

다소 이른 경질 결정이 무리수가 되지 않을까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파에 감독대행의 코트디부아르는 토너먼트에서 힘든 승부를 펼치면서도 계속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세네갈을 승부차기로 꺾었고 8강에선 연장 승부 끝에 말리를 2-1로 격파했다. 먼저 실점한 뒤 후반 45분 동점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 역전 결승골을 기록했다. 이어 콩고민주공화국을 1-0으로 격파하면서 결승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결승에선 조별리그 때 패배를 안긴 나이지리아와 다시 만나 이번엔 한 골 차 승리를 따냈다.

코트디부아르 역사상 세 번째 네이션스컵 우승이다. 결승 상대였던 나이지리아와 우승 횟수 동률이 됐다. 최다 우승 공동 4위다.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파에 감독대행은 선수 때 못 이룬 꿈을 감독대행 신분으로 이루게 됐다. 2006년 대회 당시 선수로 결승전에 출전했으나 이집트에 승부차기에서 패해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사진= 아프리카축구연맹(CAF)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