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3관왕' 김우민, 세계선수권 첫 메달 보인다…男 자유형 400m 예선 3위 [도하 현장]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2022 항저우 하계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한 중·장거리 수영 간판 김우민(23·강원도청)이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첫 종목이자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결승에 올라 입상을 바라보게 됐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결승행이라는 기록도 썼다.
김우민은 11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대회 경영 첫 날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5초14로 터치패드를 찍어 참가 선수 55명 중 3위를 차지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김우민의 이날 예선 성적은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벌어진 2023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5위를 차지할 때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 3분43초92와 비교하면 1초22 떨어진다. 후쿠오카 대회 예선 기록인 3분44초52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이번 세계선수권이 이례적으로 시즌 초인 2월에 열리게 됐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에 무게 중심으로 두고 컨디션 서서히 끌어올리는 중이란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훌륭한 예선 성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김우민이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세계선수권 예선 3위에 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우민은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와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에선 예선에서 연달아 6위를 차지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엔 순위를 3계단이나 끌어올렸다.
김우민은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예선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3분49초03을 찍은 뒤 결승에서 3분44초36을 기록하며 중국 자유형 간판 판 잔러(3분48초81)을 훌쩍 따돌리고 우승한 적이 있다. 김우민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뒤 다음 목표로 세계선수권 입상을 내걸었다.
세계선수권의 경우, 중장거리 강자들이 많지 않은 아시안게임과 달리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나서기 때문에 예선부터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된다.
이날 예선도 그랬다. 김우민은 이날 예선에서 6개조 57명 중 맨 마지막 조인 6조에 속해 3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바로 옆 레인인 4번 레인에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인 아메드 하프나우이(튀니지), 하나 건너 5번 레인엔 2022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이 종목 우승자인 엘라이자 위닝턴(호주)이 배치되면서 김우민도 이들과 예선부터 숨가쁜 레이스를 할 것으로 예고됐다.
김우민은 기죽지 않고 자신의 레이스를 이끌어나간 끝에 6조 2위, 전체 3위를 차지했다.
김우민은 250m 지점까지 2분19초12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며 예선 최상위권 통과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위닝턴이 김우민을 따돌리면서 2위로 밀렸지만 끝까지 버티며 순위를 지켰다.
위닝턴은 3분44초37을 기록하며 예선 전체 1위에 올랐다. 5조에서 물살을 가른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가 3분44초77로 예선 전체 2위를 차지했다. 김우민 옆 6조 2번 레인에서 막판 맹추격전을 벌였던 다니엘 위펜(아일랜드)이 3분45초52로 전체 4위가 됐다. 하프나우이는 김우민에 완패한 끝에 3분48초05로 18위에 그치고 예선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김우민은 이 종목 한국기록 보유자 박태환(3분41초53) 이후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를 이끌 에이스다. 2년 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 예선에서 3분45초87를 기록, 6위를 차지하면서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이 종목 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가 된 것이다.
결승에서도 3분45초64로 터치패드를 찍고 최종 6위에 올랐던 김우민은 이어지는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예선 6위에 이어 결승에서 3분43초대에 처음 진입하면서 5위로 최종 순위를 하나 끌어올렸다.
결승은 12일 오전 1시에 열리는데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전초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이 올림픽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열리다보니 일부 세계적 강자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불참하기도 했다.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루마니아의 괴물 레이서 다비드 포포비치가 대표적이다.
남자 자유형 400m는 조금 다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새뮤얼 쇼트(호주)가 불참하고, 하프나우이가 예선에서 충격 탈락했으나 위닝턴, 마르텐스를 비롯해 지난해 세계선수권 4위 길레르모 코스타(브라질), 오스트리아 베테랑 펠릭스 아우보에크 등이 결승에서 김우민과 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김우민도 예선에서 자신감을 얻은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해 역영한다면 자신의 첫 목표인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
김우민은 예선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뒤 "일단 이번 자유형 400m에 결승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최대한 순위권에서 버티자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레이스를 하면서 옆 선수(2번 레인 다니엘 위펜(아일랜드)·3분45초52·전체 4위)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저 선수만 이기면 결승 가겠구나'라는 생각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이번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표로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면서도 "호주 전지 훈련을 진행할 때 코치가 '세계선수권보다는 올림픽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에 일단 세계선수권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는데 우리 목표는 올림픽'이라고 말씀하셨다. 진짜 올림픽 하나 보고 달려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김우민이 좋은 순위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한국 수영은 백인철, 김서영 등도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여자 수영 간판 김서영은 여자 개인혼영 200m 예선에서 2분13초85초 전체 10위를 차지해 준결승에 올랐다.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결승을 3번이나 올랐던 김서영은 지난해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2년 만에 결승 무대 복귀를 노린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남자 접영 5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던 백인철은 같은 종목에서 23초34로 터치패드를 끊고 전체 8위로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고도 23위에 그쳐 예선탈락한 아쉬움을 일단 털었다. 백인철은 스타트에서 다소 뒤졌으나 페이스를 잃지 않아 한 자릿 수 등수를 차지하고 상승세를 유지했다.
여자 접영 100m에서도 박정원이 59초32를 기록하며 예선 16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최동열은 남자 평영 100m에서 1분00초15로 예선 14위가 되면서 역시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 자유형 400m 한다경은 4분18초38로 24위가 되면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남자 계영 400m에선 3분17초11을 기록, 예선 11위로 결승행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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