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지어도 감옥 안가"…무소불위 촉법소년 급증

김현경 2024. 2.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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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분을 피한 '촉법소년'이 매년 증가해 지난 5년간 6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 촉법소년 수는 총 6만5천987명으로 집계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2022년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의 쟁점' 보고서에서 "연령 조정을 통한 형사처벌의 확대는 소년범죄 발생의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는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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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분 피하는 촉법소년 5년간 6만명
마약·살인 등 강력범죄 증가세

[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사처분을 피한 '촉법소년'이 매년 증가해 지난 5년간 6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 촉법소년 수는 총 6만5천987명으로 집계됐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연도별로는 2019년 8천615명, 2020년 9천606명, 2021년 1만1천677명, 2022년 1만6천435명, 2023년 1만9천654명으로 매년 증가한 동시에 4년 새 배 넘게 늘었다.

전체 촉법소년을 범죄 유형별로 구분하면 절도가 3만2천673명(49.5%)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1만6천140명(24.5%), 기타 1만4천671명(22.2%), 강간·추행 2천445명(3.7%)이 뒤를 이었다.

방화 263명, 강도 54명, 살인 11명 등 강력범죄도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의 경우 절도·폭력, 강간·추행, 살인을 저지른 촉법소년이 모두 전년보다 늘어난 가운데, 마약은 15명에서 50명으로 3배 이상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년간 이어져 온 촉법소년 관련 논란은 최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피의자인 중학생 A(15)군은 지난달 25일 범행 직후 현장에 있던 배 의원 수행 비서가 나이를 묻자 "15살이다. 촉법(소년)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군은 2009년생으로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아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배 의원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초등학생 2명이 '경복궁 낙서 사건' 때처럼 빨간색 스프레이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 낙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인천에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최근 한 달 사이 3차례나 소화기 분말을 뿌리는 등 소동을 부린 중학교 2학년생 11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히기도 했다.

이주환 의원은 "무소불위 촉법소년의 흉악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촉법소년 상한연령을 낮추고 교화를 개선하는 등 근본적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촉법소년 논란과 맞물려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 시도는 다수 이뤄졌다.

21대 국회 들어서만 소년범죄 처벌 강화와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총 17건으로 파악된다. 형사 처분 상한 연령을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하향하는 내용의 정부 발의안을 비롯해 연령 기준을 만 12세 미만으로 더 낮추거나 특정 강력범죄에 한해 형사 처분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 등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장기간 계류돼있다. 입법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은 처벌 강화의 실효성을 놓고 이견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법원행정처는 작년 초 정부 발의안에 대해 "13세 소년이 형사책임능력을 갖췄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소년의 가정환경 개선이나 정신질환 치료 등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2022년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의 쟁점' 보고서에서 "연령 조정을 통한 형사처벌의 확대는 소년범죄 발생의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는 실효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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