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대중의 말 "경제 발전하려면 '민주화' 돼야"
[장신기 기자]
▲ 1993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의 인터뷰 당시 모습. |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
김대중은 불굴의 민주화 투사임과 동시에 뛰어난 민주주의 이론가였다. 민주화운동, 민주화이행에 관한 그의 이론적 기여를 보면 그는 '자주'와 '평화'라는 2대 원칙 속에 국민민주혁명을 이뤄내기 위해 선민주-후통일, 3비(비폭력, 비용공, 비반미) 노선을 내세웠다.
또한 김대중은 민주주의가 일부 선진국에서나 할 수 있는 특수한 가치라는 인식을 비판하면서 아시아와 한국의 민주주의 전통과 잠재력을 근거로 문명과 인종을 초월한 민주주의 보편성을 강조했다.
뿐만이 아니다. 김대중은 개발독재론을 비판하면서 민주적 시장경제론을 강조했다. 개발독재는 '경제발전을 위한 독재는 불가피하다' '경제발전이 우선이고 민주주의는 그 이후'라는 논리로 독재를 합리화했는데 김대중은 이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대중, 시장경제 발전과 민주주의에 대해서 설명하다
▲ 김대중이 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동시 발전 필요' 이유 [1993년 인터뷰]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
"아세아는 경제가 상당히 발전되고 있는데 아직도 민주화가 잘 진전이 안 되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병행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경제가 발전의 초기 단계에는 권위주의적 통치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이것이 말하자면 정보화 시대 혹은 그 하이테크의 그런 방향으로 하이테크놀로지 고급 기술 방향으로 가면 민주주의가 발전돼야 하기 때문에 아세아도 이제 민주주의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단순히 과거와 같이 정치적 인권의 차원만이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도 필요해졌기 때문에 21세기는 아세아는 급속히 민주주의로 들어가는, 따라서 지금부터 그런 준비하는 일에 우리도 일비지력(一臂之力)을 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은 시장경제발전을 위해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강조한 것으로서 '경제발전을 위한 독재는 불가피하다, 경제발전이 우선이고 민주주의는 그 이후다'라는 개발독재의 시각을 정면에서 반박했다.
▲ "제2 산업혁명이 전자혁명" [김대중의 1981년 발언]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
김대중,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이유
김대중은 영화 <길위에 김대중>에 잘 나와 있는대로 한국의 민주화투쟁을 이끈 불굴의 민주화 투사였다. 이와 함께 그는 유능하고 성공한 '경제대통령'이었다. 그는 개발독재의 모순이 집약된 IMF구제금융사태를 빠르게 극복했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그는 이와 같은 거대한 변화를 민주주의 원리를 통해서 이뤄냈다는 사실이다.
김대중은 1960년대 후반 제시한 자신의 경제정책 구상인 대중경제론에서부터 민주적 시장경제에 근거한 경제발전전략을 강조했다. 그리고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직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 국정의 기본노선임을 천명했다. 이처럼 김대중은 일관되게 시장경제발전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치가였다. 그리고 그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통해서 이것을 실증했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발전'에 대한 그의 확고한 인식과 의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그가 유능하고 성공한 경제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다.
*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유튜브(클릭)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M3KYQ3ld15FRlNqwZpDFlPNDnxSou202
덧붙이는 글 | 사회학 박사이며 김대중 연구자입니다. <김대중과 중국>(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23)의 공저자, <김대중 1차망명과 반유신민주화운동>(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23)의 공저자이며 김대중 재평가를 위한 김대중연구서 <성공한 대통령 김대중과 현대사>(시대의창, 2021)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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