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한 점쟁이 안다” 5억 뜯은 그녀 ‘1인3역’ 막장 연기
임신을 원하는 지인에게 “용한 점쟁이를 소개하겠다”며 ‘1인 3역’ 사기극으로 5억여원을 가로챈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박강민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게 지난달 18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A씨에게 피해 변제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호주에 거주하는 지인 B씨를 5개월간 속여 5억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2011년 호주에 살면서 B씨를 알게 된 A씨는 “서울 유명 백화점 소유자의 딸을 안다. 이 사람을 통해 용한 점쟁이를 소개해주겠다”며 그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런 A씨의 말을 믿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 역술인을 소개받아 임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 하지만 B씨와 대화했던 ‘서울 유명 백화점 소유자의 딸’과 ‘용한 점쟁이’는 모두 A씨가 만들어 낸 허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본인 소유 자동차를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같은 해 8월 B씨에게 역술인이 말한 내용이라며 “A씨의 중고차를 구매해 시험관 시술이 끝날 때까지 보유해야 시험관 시술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B씨는 A씨 소유 외제차를 5만800호주달러(약 4740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차량의 시세는 약 3만7000호주달러(약 3460만원)였다.
A씨는 B씨에게 본인 명의 아파트도 시세보다 비싸게 넘겼다. A씨는 다시 한번 역술인인 척하며 “자동차도 임신에 영향이 크지만, A씨 집이 네 것이 된다면 임신이 되지 않겠냐”고 B씨를 부추겼다. 이에 B씨는 시세 약 162만 호주달러(약 15억1670만원)의 아파트를 200만 호주달러(약 18억7250만원)에 매입했다. A씨는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다운 계약을 해 실제로는 B씨로부터 4회에 걸쳐 50만 호주달러(약 4억9800만원)를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이런 A씨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선 “아이를 갈망했던 피해자의 상황을 이용, ‘용한 점쟁이’로 가장해 피해자를 수차례 속이는 등 범행 방법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A씨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피해를 변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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