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정신건강 어쩌나…"31%가 우울증"

최승우 2024. 2.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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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5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생인 동시에 연구노동자인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학생과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대학원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그간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악화에 대한 조직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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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가 우울증…20·30대 평균 크게 웃돌아
“학생과 노동자의 경계…사회적 인식 부재”

대학원생 5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생인 동시에 연구노동자인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는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박민영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상강사 등 연구진은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석사와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전일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예체능 계열 전공자, 의·치·약학, 법학, 경영 전문대학원, 교육·사범 특수대학원 재학생은 일반 대학원생들과 특성이 다를 것으로 보고 조사에서 제외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365명 중 30.7%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20대의 우울증 진단 경험률이 4.8%, 30대 4.7%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했다. 실제로 설문을 분석해 우울 증상을 측정한 결과 34.8%에서 임상적 우울증 의심되는 수치가 확인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근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는 응답자는 20.2%에 달했다.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타난 20대 평균 5.8%, 30대 5.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근 1년간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계획했거나 시도한 대학원생들의 비율도 각각 7.7%, 2.2%였다.

특히 폭력을 당한 경험이 극단적 선택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언어폭력이나 모욕적 행위를 경험한 비율은 각각 19.9%, 23.5%에 달했다. 지도교수와 갈등 혹은 불화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40.4%였다.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조사에서도 이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교수와의 종속적인 관계, 정신건강 위기 등을 호소했다.

연구진은 학생과 노동자의 경계에 있는 대학원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그간 학생연구노동자의 정신건강 악화에 대한 조직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제외된 의학계 대학원생의 경우는 언어·신체폭력 경험 비율이 다른 계열보다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인권센터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해 11월 22일부터 한 달간 인문사회예술계·자연계·공학계·의학계 등 서울대 대학원 재학생 17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의학계 대학원생은 4명 중 1명꼴(24.8%)로 ‘재학 중 폭언,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15.6%)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다른 계열은 자연계 18.9%, 공학계 14.4%, 전문대학원 13.7%, 인문사회예술계 12.1%였다.

연구소는 “특히 의학계의 경우 연구실의 폐쇄적 분위기와 수직적 위계질서로 인한 문제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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