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81세 바이든 겨냥 "동물 이름 말해봐" 테스트지 배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기억력 나쁜 노인'으로 표현한 특검 보고서의 여파가 주말 내내 미국 정치권을 흔들었다.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머틀비치 인근의 한 대학교에서 유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과연 정신 상태 때문에 (대선) 출발선까지라도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전미 총기협회(NRA) 집회에선 "바이든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도 모른다"며 조롱했다.
지난 8일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때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결정을 했지만, 보고서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재직 시기와 장남이 사망한 때도 떠올리지 못했다며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이라고 적었다.
"동물 이름 말해봐"…정신능력 테스트지 배포한 헤일리
또 다른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장에서 정신 능력 테스트지를 배포했다.
뱀이나 코끼리, 악어 그림을 보고 동물 이름을 말하게 하거나, 옆에 그려진 의자 그림을 따라 그리고, 10시 11분을 시계에 표시하는 식의 간단한 테스트다.
고령의 후보는 이런 문제에도 답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번 특검보고서 논란을 부각한 셈이다. 그간 헤일리는 75세 이상 정치인에 대해선 정신 능력 감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헷갈렸던 점을 언급하며 "(고령 리스크는) 바이든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날에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정신적 결함이 있다. 짜증을 잘 내고 마구 소리를 지른다"며 더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81세의 바이든과 77세의 트럼프가 백악관을 납세자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요양원으로 만들려 한다며 "80세 후보를 은퇴시키는 당이 백악관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공화당 예비선거가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일대에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잇따라 말실수를 하는 영상을 내보내는 헤일리 선거캠프의 트럭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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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인사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의 날"
백악관과 바이든 선거캠프는 특검을 비난하면서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나온 8일 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주장에 반박했다.
특히 자신이 장남의 사망 시점을 기억 못한다고 적은 것에 대해 "나한테 아들이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 말해줄 사람은 필요 없다. 어떻게 감히 그 얘기를 꺼내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중동 상황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집트를 멕시코라고 잘못 말하는 실수를 또 저질렀다.
백악관에선 공화당 당적을 가진 허 특검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런 보고서를 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사실과 다르다며 "분명히 정치적 동기가 있고, (특검 주장에)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시기에 특검과 면담이 이뤄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분주한 상황이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NBC 방송은 이번 특검보고서로 민주당이 '패닉'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의원은 "악몽"이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인사는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최악의 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유권자들이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특검이 확인해 준 셈이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민주당 소속 전략가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특검이 기소조차 안 했다면 어떻게 미국 대통령은 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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