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남편 이상순 외가가 갈비 재벌? ...부산 이어 뉴욕서 매출 100억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yvlly@naver.com) 2024. 2.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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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운대갈비 제공)
해운대암소갈비집.

1964년 고 윤석호 대표가 차린 전통적인 부산 맛집 중 하나다. 이미 손님이 많지만 여러 예능 프로를 통해 이효리 남편 이상순 씨의 외갓집이라는 사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유명세는 더해졌다. 그런데 이 식당이 해외 진출, 특히 미식 격전지 미국 뉴욕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해운대암소갈비집’. (매장 홈페이지 캡처)
뉴욕에서 상호명이 ‘윤해운대갈비(YOON Haeundae Galbi)’다 보니 연관성을 떠올리는 이가 많지 않아서다. ‘본점 후광(?)을 누리지 못하면 못 뜨는 것 아닌가?’ 싶은데 그건 또 아니었다. 오히려 이 식당. 현지 셀럽(유명 인사), 미식가들의 단골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유명한 음식 비평가 피트 웰스가 이 식당을 ‘갈비의 챔피언’이라고 극찬했는가 하면, 미국 인플루언서 ‘브런치 보이즈(Brunch Boys)’는 ‘언제든 친구 가족들과 다시 돌아올 캐주얼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편안한 레스토랑’이라 치켜세우고 있다. ‘헝거게임’으로 유명한 배우 제니퍼 로렌스, 톱모델 지지 하디드도 공공연히 단골집이라며 소셜미디어(SNS)에 소개할 정도다. 송중기, 블랙핑크 로제, 이서진 등 국내 스타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미경 CJ 부회장 등 국내 유명 기업인도 미국 가면 이 식당을 이용했다.

현지 미디어 평가도 좋다. 뉴욕타임즈가 2021년 발표한 뉴욕 10대 레스토랑에 선정된 바 있고 뉴욕 100대 레스토랑에서는 5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는 2대째 경영을 이어온 윤성원 대표의 장남(3대째) 윤주성 윤해운대갈비 대표가 주도했다. 유학 시절 미국 요리학교에서 요리와 경영학을 배웠고 레스토랑 주방 경험을 쌓았다. 그는 “부산 대표 맛집이 이왕이면 해외에서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호점을 뉴욕에 차렸다(2018년)”고 소개했다. 1층 24개 테이블, 2층은 약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바(Bar) 형태 객장인데 문 연 지 1년 정도 되자 입소문이 돌면서 이제는 예약하지 않으면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뉴욕 맛집 중 하나가 됐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한국인 출장자, 교포 등이 오다가 지금은 현지인이 대다수”라며 “한화 기준 월매출 평균 8억2000만원, 하루 매출은 평일 2500만원, 주말 3700만원 정도”라고 소개했다. 환산하면 연간 100억원대 중소기업을 키운 셈이다. 더 자세한 뉴욕 진출 스토리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윤해운대갈비의 양지, 김치찌개, 반찬세트. (매장 SNS 캡처)
Q. 미국에서 공부했다 해도 식당 경영은 처음일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무조건 많은 사람을 만나서 좋고 나쁜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고 쳐내야 할 것을 몸소 배웠다. 뉴욕에서는 다른 한국 음식점은 물론, 그 지역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탈리안·프렌치·일식·중식·멕시칸 음식점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그들은 뉴요커기 때문에 나보다 한두 걸음 앞서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차별화가 중요했다. 그릇 고르는 것부터 장소와 콘셉트까지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과 분위기를 잡아가면서 식당 콘셉트를 잡았다.

Q. 한국과 다른 트렌드가 있다면.

한국은 말 그대로 ‘갈비 먹으러 간다’가 콘셉트다. 그런데 뉴욕은 좀 다르다. 고객은 매번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그래서 처음에 오픈할 때 ‘오늘도 오고 다음 주에도 오고 다음 달에도 올 수 있는 캐주얼함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로 접근했다. 그랬더니 정말 현지 고객들이 이번 주에는 가족들과 갈비를 구워 먹는다면, 다음 주에는 회사 사람들과 등심을 구워 먹고, 점심에는 된장찌개와 양념 갈비 세트를 먹고 있다. 2층에는 바(Bar) 형태로 좌석 선택의 폭을 넓혀놨더니 ‘같은 공간이지만 여러 식당을 이용하는 듯하다’며 고객 재방문율도 올라갔다.

미국 뉴욕의 ‘윤해운대갈비’ 매장 모습. (윤해운대갈비 제공)
미국 뉴욕의 ‘윤해운대갈비’ 매장 모습. (윤해운대갈비 제공)
Q. 주 고객층은? 나이나 국적, 성별 특징이 있나.

대부분 외국인이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과 미국인들이 자주 방문한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은 30%, 뉴요커와 관광객이 60%에 달한다. 연령대는 30~50대가 가장 많다. 회사 회식이나 친구 모임 목적으로 많이 찾는다. 외국인들은 서비스 좋고 질 좋은 한식당이라고 평가한다.

Q. 초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들었는데 해외 진출하려는 K푸드 후발 주자에게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현지 사정을 모르고 ‘돈이 된다’는 이유로 무작정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음식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건 좋은 일이지만, 한국과 미국은 다른 점이 많다. 주(States)나 마을마다 법이나 수입 구조, 분위기가 다르다. 현지를 잘 이해한 후 좋은 콘셉트를 잡아가는 게 중요하다. 개업 전 세금이나 법, 공사 진행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을 미리 알고 시작해야 한다. 내 주위에도 뉴욕 시장이 좋아 가게를 준비 중인 사람이 많은데, 더 이상 진행을 못 시키고 해당 프로젝트가 멈춰 있는 사례가 많다.

Q. 현지 운영도 만만찮을 텐데.

무조건 사장이 열정적으로 출근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운영상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브랜드 이해도와 애정이다. 직원은 사장만큼 애정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잘해보자’는 슬로건만으로 식당을 이끌어나가기 힘들 수 있다. 사람을 믿고 맡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에는 우선 세심히 직원들을 지켜보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사장 뜻대로 경영이 되기 시작한다. 의외로 법인을 미국에 만들어 가게를 오토 매장처럼 열어두고 잘되기만 기다리는 사장들이 많다. 이런 부분이 아쉽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워싱턴DC에 윤해운대갈비를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워싱턴은 세계에서 오는 귀빈이 많아 좋은 한국 음식을 소개할 좋은 기회다. 만약 뉴욕에 새로운 식당을 차린다면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시도할 것이다. 한국 전통주와 일식 사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만두·어묵바’를 열고 싶다. 포차 형식의 레스토랑이 미국 현지에서 뜰 사업 아이템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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