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연휴에 '밀린 잠' 채워볼까…더 중요한 건 규칙적 수면

연휴와 주말에는 그동안 밀린 잠을 벌충하기 위해 오랫동안 자겠다는 마음을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밀린 잠'을 자는 건 오히려 수면 패턴을 망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면 리듬은 인간의 생체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면 패턴을 뜻한다. 우리 몸은 자연적으로 하루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유지한다. 만약 이 같은 수면 패턴을 깨고, 낮에 자거나 밤낮이 바뀐 수면을 한다면 많은 시간을 자더라도 더 피곤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연휴 기간 수면 시간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수면-각성 리듬이 깨진다면 의욕 및 집중력 저하, 학습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주기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 또는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뤄진 '죽상동맥경화증에 대한 다민족 연구(MESA)'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이들은 대조군과 비교해 대사증후군 발생이 30% 늘었고, 심혈관질환 발생은 2배까지 증가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도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들의 사망률이 불규칙한 사람들에 비해 20~48%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선우준상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성수면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 자는 경우가 흔한데 이를 '주말보충수면'이라고 일컫는다"며 "주말보충수면은 만성수면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지만 일부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시에 "주말보충수면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주중에도 충분히 자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상적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수면 시간이 한 번 무너지면 바로 잡기 어렵다"며 "이때는 잠드는 시간을 가지고 리듬을 되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시간을 가지고 조절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