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뮌헨서도 '무관 위기'...'선두' 레버쿠젠 원정 0-3 참패→5점 차 2위 '멀어지는 우승의 꿈' [분데스 리뷰]

나승우 기자 2024. 2. 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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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우승을 위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났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무관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뮌헨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에 위치한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엘 04 레버쿠젠과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뮌헨은 16승2무3패, 승점 50으로 2위, 레버쿠젠은 17승4무, 승점 55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르고 돌아온 김민재가 풀타임 소화했지만 3골 차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뮌헨은 선두 레버쿠젠을 승점 2점 차로 바짝 뒤쫓고 있었다. 승리했다면 순위를 뒤집고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던 상황. 사실상 우승 결정전이었던 이번 맞대결에서 패배한 뮌헨은 리그 우승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이에 따라 케인의 무관 징크스도 계속될 위기에 빠졌다.

홈 팀 레버쿠젠은 3-4-2-1로 나섰다. 루카시 흐라데츠키가 골문을 지켰다. 에드몽 탑소바, 요나탄 타, 피에로 인카피에가 백3를 이뤘다. 요시프 스타니시치, 그라니트 자카, 로베르트 안드리히, 알렉스 그리말도가 중원을 구성했다. 네이선 텔러, 플로리안 비르츠가 2선에 위치했고, 아민 아들리가 원톱으로 출격했다.

원정 팀 뮌헨도 3-4-2-1로 맞섰다. 마누엘 노이어가 변함없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아시안컵에서 돌아온 김민재가 에릭 다이어,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후방을 책임졌다. 신입생 사샤 보이와 레온 고레츠카,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2선에서 원톱 해리 케인을 지원했다.

김민재는 볼프스부르크 원정 이후 분데스리가 휴식기가 시작되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지훈련지로 잡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지난달 2일 이동해 합류했다. 

김민재는 카타르에서 개최된 아시안컵에 출전해 대한민국의 64년 만의 대회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난 3일 호주와의 8강전에서 대회 두 번째 경고를 받아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출전이 불발됐다. 그는 관중석에서 요르단전을 지켜봤고 한국은 0-2로 패해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조기에 짐을 싼 김민재는 지난 7일 뮌헨 자베너르 스트라스 뮌헨 훈련장에 돌아와 개인 훈련을 시작해 레버쿠젠전 복귀를 준비했다. 그는 8일부터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출전을 예고했다. 9일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그는 "조슈아 키미히, 김민재, 그리고 다요 우파메카노가 훈련에 복귀했다. 우리는 여전히 오늘 훈련 세선이 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들 모두 원정 경기 명단에 포함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훈련에 복귀한 마누엘 노이어에 대해선 원정 경기 출발 전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가 오기 전, 키미히는 어깨 부상, 우파메카노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결장했었다. 이 때문에 뮌헨은 센터백에 마티아스 더리흐트, 그리고 에릭 다이어를 세워야 했다. 다행히 이 상태로 치른 아우크스부르크 원정,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홈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확보했다.

독일 빌트는 레버쿠젠전에서 김민재와 마테이스 더리흐트 조합을 선발로 전망했다. 김민재가 건강한 상태로 복귀하면서 뮌헨은 더리흐트와 김민재 센터백 조합을 가동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투헬 감독은 더리흐트를 벤치로 내리고 김민재, 다이어, 우파메카노를 모두 선발로 내세우는 백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예상치 못한 전형을 꺼내든 가운데 레버쿠젠에게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이번 시즌 뮌헨에서 레버쿠젠으로 임대된 스타니시치가 비수를 꽂았다. 전반 18분 안드리히의 크로스를 박스 안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합류한 보이가 스타니시치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하면서 실점을 내줬다.

레버쿠젠이 기세를 올렸다. 전반 23분 인카피에의 패스를 텔러가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노이어가 잘 막아냈다. 튕겨나온 공을 비르츠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봤지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그리말도의 크로스를 타가 강력한 헤더로 이어갔다. 이번에도 노이어가 막아냈다 전반 24분 그리말도의 크로스를 받은 안드리히의 헤더 역시 수비에 막혔다.

뮌헨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27분 파블로비치의 패스를 받으은 마즈라위가 왼발로 때려봤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레버쿠젠도 자카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레버쿠젠의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41분 자카의 패스를 받은 인카피에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위로 벗어나긴 했지만 뮌헨은 계속해서 기회를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43분 마즈라위의 패스를 받은 사네가 오랜만에 슈팅까지 가져가봤지만 위로 떴다.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레버쿠젠의 1-0 리드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뮌헨이 완전히 무너졌다. 5분 만에 텔러의 패스를 받은 그리말도가 박스 안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그리말도가 텔러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는 사이 뮌헨 수비진은 아무 제어도 하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14분 박스 안에서 텔러가 김민재를 앞에 두고도 자신 있게 슈팅을 때렸으나 노이어에게 막히면서 쐐기를 박지 못했다. 뮌헨은 파블로비치, 우파메카노를 불러들이고 토마스 뮐러, 요주아 키미히를 투입해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17분 사네의 크로스를 고레츠카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걸렸다. 후반 25분 마즈라위의 패스를 받아 무시알라가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이것마저도 수비에 가로막혔다. 후반 37분에는 교체 투입된 마티스 텔이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나면서 땅을 쳤다.

오히려 레버쿠젠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2분 교체 투입된 프림퐁이 때린 슈팅은 골대를 강타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노이어까지 올라온 뮌헨의 총 공격을 막아낸 후 역습을 시도한 장면에서는 프림퐁이 빈 골대에 정확히 차 넣으며 3-0으로 벌렸다.

이로써 레버쿠젠이 홈에서 3골 차 대승을 거두며 뮌헨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날 케인은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슈팅 1개, 유효슈팅 0개라는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케인은 평점 6점으로 최저 평점을 받았다. 김민재는 7점으로 7.6점의 마즈라위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케인은 선수 커리어 내내 유독 우승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토트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2011년 프로 데뷔한 케인은 데뷔 초창기 임대 시절을 제외하고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줄곧 토트넘에서만 뛰었다. 지난 12년간 토트넘 소속으로 435경기에 출전해 280골을 넣으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산 213골을 넣어 1위 앨런 시어러(260골)에 이은 2위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명실상부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 나아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한 케인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우승 트로피와는 거리가 멀었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6년 동안 무관에 그쳤고, 자연스럽게 케인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시즌도 있었다. 2016-17시즌 첼시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기록했고, 2018-19시즌에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리버풀에게 패해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겪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2020-21시즌에는 리그컵 결승에 올라 드디어 무관에 탈출하는 듯 했으나 맨체스터 시티에 패해 눈물을 흘렸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30골로 맨시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기록했으나 토트넘은 8위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우승컵을 갈망하던 케인은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우승컵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케인이지만 뮌헨에서도 무관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뮌헨 데뷔전이었던 시즌 초 라이프치히와의 DFL-슈퍼컵에서도 0-3으로 패해 우승 기회를 놓쳤다. DFB-포칼컵에서도 3부리그 자르브뤼켄에 충격적인 1-2 패배로 일찌감치 탈락했다.

남은 건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지만 일단 리그는 레버쿠젠의 상승세가 너무 돋보이고 있어 추격이 쉽지 않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탈리아의 라치오와 16강전이 예정돼 있다.

뮌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은 "우리 실수 때문에 추진력과 에너지를 잃었다. 두 번째 실점은 너무 쉽게 내줬다. 파이널 서드에서 침투력이 부족해 승리할 수 없었다. 공을 되찾은 후에도 매우 잘못된 결정들이 나왔다. 소유권을 획득하자마자 다시 잃어버리는 일이 너무 잦았다"라면서 "수건을 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을 거다. 야망을 이루려면 계속 나아가고 더 나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토마스 뮐러는 "짜증난다. 레버쿠젠에게는 축하를 보내고 싶다. 정말 당연한 승리였다. 우리는 훈련에서는 자유롭게 축구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나은 접근법을 보여주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라며 "선수로서 경기장에서의 독립성, 결정을 내리는 일,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설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마누엘 노이어 역시 "가장 중요한 경기에 최악의 경기력을 펼쳤다. 공격적으로 나서서 높은 곳에서 수비하고 싶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이 그런 라인업으로 플레이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은 "우린 거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실수가 너무 많았다. 레버쿠젠이 쉽게 우위를 점하도록 허용했다. 실점 장면도 너무 쉽게 허용했다"라며 "평소 뮌헨의 모습이 아니었다. 우린 계속 앞으로 갈 수밖에 없고 모든 경기에서 승리해야 하지만 더 이상 (우승이) 우리 손에 있지 않다는 건 분명하다"라고 사실상 우승이 불가능해졌다고 분노했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레버쿠젠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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