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서 음주가무…“강도의 소굴 만들지 마라”

이현성 2024. 2. 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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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상징적 공간인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사일런트(무소음) 디스코'가 열려 논란이다.

미국 CNN은 무소음 디스코 파티에 참석한 수백 명의 사람이 야광봉을 들고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밤까지 춤을 췄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지난 8∼9일 4차례에 걸쳐 연인원 3000여명이 참석하는 무소음 디스코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된다.

행사 참석자 중 일부는 대성당 페이스북 등에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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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무소음 디스코 파티’
이틀간 연인원 3000여명 참석
신성 모독 비판 이어져…“기도의 집으로 만들라”
무소음 디스코 파티 참가자들이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대중음악을 듣고 있다. 캔터베리 대성당 페이스북 캡처

성공회의 상징적 공간인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사일런트(무소음) 디스코’가 열려 논란이다. 참가자들은 무선 헤드폰으로 90년대 팝·랩 등을 들으며 술도 마셨다. 대성당 측은 “성당들은 항상 더 넓은 공동체 생활의 일부였다”고 해명했으나, ‘신성모독’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은 무소음 디스코 파티에 참석한 수백 명의 사람이 야광봉을 들고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밤까지 춤을 췄다고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캔터베리 대성당은 지난 8∼9일 4차례에 걸쳐 연인원 3000여명이 참석하는 무소음 디스코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된다.

행사 참석자 중 일부는 대성당 페이스북 등에 긍정적인 후기를 남겼다. 한 네티즌은 “행사가 열려 감사하다. 참석자 연령대도 다양했다”며 “수익금도 대성당의 건물 유지로 활용돼 기쁘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다음엔 자녀들도 이곳에 데려오고 싶다”며 반색했다.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 예배 모습. 캔터베리 대성당 페이스북 캡처

지탄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행사 자체가 대성당이 아닌 나이트클럽에 어울린다는 지적이다. 앞선 댓글들이 달린 같은 온라인 공간엔 “신성한 공간에 대한 신성모독” 등의 개탄이 이어졌다. 시편 94편을 읽어보란 비판도 눈길을 끌었는데, 시편 94편엔 “교만한 자들에게 마땅한 벌을 주소서”(2절) “귀를 지으신 이가 듣지 아니하시랴 눈을 만드신 이가 보지 아니하시랴.”(9절) 등 징계와 경고의 말씀이 등장한다.

행사 당일엔 현장 기도회도 열렸다. 기도회 참석자를 모집한 카예탄 스코론스키는 자신의 SNS에 “비를 맞으며 함께 기도한 모든 분께 감사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코론스키는 반대 청원도 개시했는데, 11일 기준 약 1800명이 서명했다. 스코론스키는 반대 청원에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마 21:12~13)는 성구를 제시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에겐 “대성당을 다시 한번 기도의 집으로 만들라”고 요청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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