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요일日문화] 정부가 '지역별 만두 소비 랭킹' 발표…日 교자 이야기
중국에서 전래한 교자…아래 구워먹는 군만두가 특징
추석 송편처럼 설날에 만두 빚으시는 집 많으시죠. 물만두, 찐만두, 군만두 등등 우리나라에는 만두 선택지가 다양해 취향대로 골라 먹기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일본 언론들은 총무성의 지역별 만두 소비 랭킹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만두를 사 먹는 지역이 어딘가 하는 이른바 '만두 사랑'에 대한 조사였죠. 일본에서는 '교자'로 부르는 군만두 형태의 만두를 많이 먹곤 하는데요. 이 형태의 만두는 어디서부터 유래했고 도대체 어느 지역이 그렇게 만두를 좋아하는지, 오늘은 일본의 교자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총무성이 지난 6일 발표한 2023년 가계 조사에서는 지역별 연간 교자 지출액도 함께 집계됐습니다. 한 마디로 교자를 많이 사 먹는 교자 사랑 지역을 집계한 것인데요. 가장 많이 교자에 돈을 쓰는 곳은 하마마쓰시로, 연간 지출액은 4041엔(3만6000원) 이라고 합니다. 이후에는 미야자키시(3만1000원), 우츠노미야시(2만8600원)였습니다. 이 조사에서는 슈퍼 반찬 코너에서 판매하는 군만두, 만둣가게에서 파는 생만두 등에 대한 지출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냉동만두는 심지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도 지역별로 만두소나 형태가 다르듯,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랭킹에 오른 지역들도 특색있는 만두로 유명하죠. 하마마쓰시는 원형으로 빙 둘러 구운 뒤에 가운데 숙주를 곁들이는 플레이팅이 특징인데요. 만두소에 양배추를 많이 넣어 산뜻한 맛이 특징입니다. 하마마쓰시에는 '하마마쓰 교자를 응원하는 모임'이라는 학회까지 있다고 하네요. 2019년 이후 5년만인 올해 가을 하마마쓰 만두 축제도 열 계획입니다.
원래 하마마쓰와 교자로 쌍벽을 이루는 곳이 우츠노미야시라고 하는데요. 만두가 세계대전 당시 전래했기 때문에, 우쓰노미야시 주둔하던 병사들이 이를 먹으면서 전파가 빠르게 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만두소에 야채가 많이 들어가고, 마늘도 별로 넣지 않아 삼삼한 맛이 특징이라고 하는데요. 곁들이는 양념장도 식초를 많이 넣거나 아예 식초에만 찍어 먹는 것도 이곳의 방식이라고 합니다. 3위를 기록했지만 "우리는 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가 공식 입장이라고 합니다.
미야자키시는 구입 빈도로는 일본 내 1위를 차지해 새로운 라이벌로 떠올랐습니다. 만두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공항에서 '미야자키시 교자 협의회'가 직접 만두 100인분을 나눠주는 등 각종 이벤트에도 힘썼죠. 여튼 이 조사는 발표와 동시에 일본 내부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럼 일본식 만두, 교자는 언제 생겨난 걸까요? 원래 만두의 발상지는 중국이라고 하죠. 동양에서는 중국 명나라 시대부터 지금 동아시아권의 만두 형태의 음식이 갖춰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만두가 전래했는데요. 중국 쪽으로 건너가던 일본군이 만주에서 만두를 먹고 일본에서도 만들어 먹게 된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일본 만두를 생각하면 보통 아래를 바싹 튀기듯 굽고, 위는 찌듯이 촉촉하게 만든 교자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 조리법도 중국에서 전래했다고 합니다. 원래 귀족들은 물만두를 먹었는데, 이미 삶아서 상에 내놨던 만두는 다시 삶아 먹으면 맛이 없겠죠. 이에 하인들이 구워 먹기 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만두는 정말 가타카나로 '만두'로 표기하는데요. 고기나 두부, 김치를 피에 감싼 찐만두를 한국 발음 그대로 만두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교자의 역사를 찾아보니, 맛있게 굽는 방법도 같이 소개한 글이 있더라고요. 가스 불을 켜기 전에 먼저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굽다가 바닥에 얇은 그을음이 생길 정도로 바삭해지면 만두가 3분의 1 정도 잠길 정도의 뜨거운 물을 팬에 붓고 뚜껑을 닫으라고 합니다. 뚜껑을 닫고 수분이 없어질 때까지 찌면 완성이라고 하네요.
일본 문화 소개하는 시간이다 보니 일본 만두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설날 가까운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먹는 만두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체하지 않는 건강한 명절 되세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