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클린스만을 연상시키는 투헬의 어설픈 승부수, 알론소와 수싸움에서 완패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중요한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을 꺼냈다가 형편없는 완성도로 어려움을 겪는다. 어째 김민재가 최근 연속해서 겪고 있는 상황이다.
1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를 치른 바이엘04레버쿠젠이 바이에른뮌헨에 3-0으로 승리했다.
선두 승리하면서 17승 4무(승점 55)로 이번 시즌 모든 대회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세 번째 패배를 당한 2위 바이에른(승점 50)과 승점차는 5점으로 늘었다. 레버쿠젠의 이번 시즌 승점획득 능력과 선수층을 감안하면 앞으로 뒤집기 힘들어졌다.
두 감독의 깜짝카드 지략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감독이 포메이션을 3-4-3으로 바꾼 것부터 신선했다. 그러면서 스타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벤치에 두고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기용했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가 좌우 스토퍼 역할을 맡고 그 사이에 서는 스위퍼는 미드필더 성향이 있는 다이어에게 맡겼다. 전문 레프트백 하파엘 게헤이루가 벤치에 있는데 오른발잡이인데다 신입인 사샤 보이를 왼쪽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띄었다.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은 포메이션은 유지하되 기습적인 선수 기용을 했다. 전문 스트라이커들을 다 빼고 본업이 공격형 미드필더인 아민 아들리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윙백으로 붙박이 주전 예레미 프림퐁 대신 좀 더 수비적인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기용하며 허를 찔렀다.
여기서 이미 이기고 들어간 쪽은 알론소였다. 일단 투헬 감독이 주전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를 부상으로 잃은 뒤 하파엘 게헤이루가 아니라 보이를 택한 건 운동능력을 중시한 조치로 볼 수 있었다. 스피드가 분데스리가 최고인 프림퐁을 견제하는 카드로 보였다. 그런데 알론소 감독이 프림퐁이 아닌 더 안정적인 스타니시치를 택하면서 보이의 기용은 의미가 없어졌다. 오히려 오른발잡이 보이는 왼쪽에서 공을 잡을 때 볼 터치가 길고 안쪽을 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타니시치 입장에서 보이를 압박해 실수를 유발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보이가 마크하지 못한 상황에서 스타니시치가 넣은 선제골이 대표적이었다.
레버쿠젠 최전방과 바이에른 최후방의 가위바위보에서도 승패가 명백하게 갈렸다. 바이에른 스위퍼로 나온 다이어는 상대 스트라이커가 등지는 성향일 때 경기력이 한결 낫고, 빠르게 침투하는 선수 상대로는 꼼짝 못한다. 레버쿠젠은 스트라이커를 다 빼고 아들리를 투입했으며, 2선에도 지능적인 주전 선수 요나스 호프만 대신 스피드가 빠른 네이선 텔라를 넣었다. 이 절묘한 수에 바이에른 수비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자기 앞의 수비는 잘 해냈지만 시스템이 완전 붕괴된 가운데 막지 못하는 지역이 계속 발생했다.
경기 막판 교체에서도 투헬 감독의 머릿속에만 있는 구상은 전혀 현실로 구현되지 못했다. 포백으로 돌아간 뒤 특이하게 오른발잡이 마즈라위를 레프트백으로, 왼발잡이 게헤이루를 라이트백으로 배치했다. 레버쿠젠의 측면수비가 이미 강화된 뒤라 '정발' 풀백보다는 '역발' 풀백들을 배치해 한 번 접고 크로스하기 편하게 만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크로스가 아예 올라가지 못했다. 게헤이루는 올릴 만한 상황이 보이지 않자 한 번 접고 중앙으로 자꾸 파고들었다. 이때 역발 윙어 자네까지 안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아무도 측면을 활용하지 않고 중앙에 바글바글 몰렸다가 곧 공격이 무산되는 식이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 스리백을 너무 의식하다가 우리도 어색한 스리백을 쓰고, 실패를 인정하며 나중에 포백으로 돌아가는 모습. 이 모습은 아시안컵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감독이 보여줬던 것과 비슷하다. 최근 독일 매체에서 바이에른 역대 감독 중 클린스만과 투헬을 비교했던 게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비슷한 조치였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을 상대한 사우디는 한 골 차 리드에 안주했고, 레버쿠젠은 바이에른 상대로 후반에도 계속 승부수를 띄우며 번번이 적중시켜 3-0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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