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사실상 역성장…경직된 수수료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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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모펀드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빼고 나면 사실상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펀드의 판매 보수는 운용사에 의해 일괄적으로 결정돼 같은 클래스 펀드에 대해서 같은 보수를 수취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판매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적고, 고객 접점이 많은 대형 판매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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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비용 과다 구조에 '발목'
우리나라 공모펀드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를 빼고 나면 사실상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운용 보수는 낮고 판매비용은 많은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에서는 경직된 수수료 체계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에서 머니마켓펀드 등 단기금융 펀드와 ETF를 제외한 일반 공모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007년 말 173조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116조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ETF의 순자산 규모는 2005년까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6월 말 101조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ETF가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직접투자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증가와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ETF의 비용 등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문가가 운용하는 액티브 공모펀드의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ETF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시브 투자나 비전문가에 의한 직접투자의 성장은 투자의 안전성을 낮추고, 시장의 비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 일반 공모펀드의 성장이 특히 정체되는 이유 중 하나로는 비용에 비해 낮은 수익률이 지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반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국내 ETF나 다른 나라 공모펀드에 비해 성과가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 주식형 펀드의 2020년 수익률은 12개국 중 최상위를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최하위를 나타내는 등 시점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보다 문제는 우리나라 주식형 펀드의 총비용이 크기로는 중간 수준이지만, 펀드의 특성을 감안해 비교하면 다른 나라에 비해 크다는 점이다.
운용보수는 우리나라 펀드의 보수를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집계해 보수적으로 비교한 경우에도 다른 나라 펀드에 비해 작은 편이며, 특히 채권형 펀드에서 가장 작다는 분석이다. 판매보수는 우리나라 펀드의 보수를 다른 나라에 비해 작게 집계해 보수적으로 비교한 경우에도 주식형 펀드와 혼합자산형 펀드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일반 공모펀드의 판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판매 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펀드의 판매 보수는 운용사에 의해 일괄적으로 결정돼 같은 클래스 펀드에 대해서 같은 보수를 수취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판매사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적고, 고객 접점이 많은 대형 판매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또 과도한 운용보수 인하 경쟁을 지양하고, 성과연동형 운용보수를 활성화하는 등 공모펀드의 운용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단기 위주의 상품을 권유할 유인을 제공하는 선취 수수료나 판매사의 이익이 되는 펀드를 판매할 유인을 제공하는 판매보수 대신 고객으로부터 자문보수를 수취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판매사의 펀드 선별 시 낮은 운용보수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며 "운용사의 적극적인 운용을 통한 수익률 개선과 액티브 운용의 비중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성과에 연동한 보수지급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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