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아냐" "흥분 말라"…분당 김병욱·김은혜 벌써 거칠어졌다

정용환 2024. 2. 11.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실에서 4·10 총선 예비후보 간 입씨름이 벌어졌다. 분당갑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주인공이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김 전 수석은 인사말을 통해 “분당에서 재건축이 정말 중요하다”며 “(하지만) 민주당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앉아있던 김 의원이 “아니라고 했잖나, 사실만 이야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 사이에선 “흥분하실 일이 아니다”(김 전 수석), “예의가 아니다”(김 의원) 등 몇 차례 언쟁이 오갔다. 이 지역에서 여야 간 신경전이 얼마나 치열한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갑·을로 나뉜 분당은 현재 여야가 하나씩 양분하고 있다. 분당갑엔 2022년 6월 보궐선거로 입성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분당을엔 재선 현역인 김병욱 의원이 있다. 4·10 총선을 앞두고 여당은 분당을을, 야당은 분당갑을 탈환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책실장직 신설 등 조직개편안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분당을 대결 구도는 명확하다. 김은혜 전 수석과 김병욱 의원이 이미 경합을 시작했다. 화두는 이 지역 1기 신도시 노후 주택의 재건축 문제다. 김 전 수석은 지난 2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공천 신청 서류를 접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분당의 재건축을 김은혜가 완성하겠다. 전국에서 최다 선도지구가 지정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거론하며 “(제가)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최초 발의했다”며 “분당 국민께 드렸던 그 약속을 완성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도 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를 본인 성과로 삼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상임위에서 여야 의원들이 해당 법안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법”(김희국 국민의힘 의원) “그냥 프로파간다(propaganda·선동) 의미”(맹성규 민주당 의원)라고 지적하자 “하루빨리 해주는 것이 우리 정치권과 행정부의 책임이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김병욱과 민주당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특별법 통과를 끌어낼 수 있었다”며 “분당 주민들은 ‘민주당이 재건축을 반대하고 있다’는 말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16일 서울시 종로구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분당갑 맞상대는 미정이다. 민주당에서는 지난달 초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분당갑 출마 의사를 밝혔으나,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의 출마 선언으로 중도 하차했다. 여 전 비서관은 지난 1일 “친명 친문 갈라치기, 자객 출마 등이 난무하는 살벌한 정치 세계에 친명친문의 단결, 민주당의 단합된 힘을 위해 작은 돌이라도 던지겠다”고 불출마 사유를 밝혔다.

최근 들어 민주당 안팎에선 서울 종로 불출마 뜻을 밝힌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의 전략공천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안 의원이 대선후보 출신 중량급 정치인인 만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강원도지사를 역임한 중진급을 맞붙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최근 몇몇 의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이 전 총장의 분당갑 전략공천을 요청했다”며 “공관위에서 공식적 요청이 있거나 전략공관위원들의 판단이 있으면 분당갑을 전략지역구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