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돌아가자마자 아픈 다리 끌고 '풀타임, 가로채기 1위, 태클 1위, 패스성공률 1위'… 그러나 팀은 3실점 대패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민재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소속팀 바이에른뮌헨에 복귀했다. 복귀 첫 경기부터 헌신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팀 경기력은 엉망이었다.
11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를 치른 레버쿠젠이 바이에른에 3-0으로 승리했다.
선두 레버쿠젠과 2위 바이에른의 경기라 관심이 집중됐던 한판이다. 레버쿠젠이 승리하면서 17승 4무(승점 55)로 이번 시즌 모든 대회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세 번째 패배를 당한 바이에른(승점 50)과 승점차는 5점으로 늘었다. 레버쿠젠의 이번 시즌 승점획득 능력과 선수층을 감안하면 앞으로 뒤집기 힘들어졌다.
김민재는 아시안컵 중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4강전을 제외하고 5경기에서 연장전 포함 맹활약했다. 지친 상태에서 소속팀에 돌아갔는데, 그나마 4강전을 걸렀기 때문에 레버쿠젠전까지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 빅 매치에 돌아온 김민재는 천군만마였다.
하지만 김민재 입장에서 보면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 팀에서 거의 소화한 적 없는 스리백으로 바뀌었는데, 게다가 바로 옆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스위퍼 에릭 다이어와 왼쪽 윙백 사샤 보이가 모두 초면이었다.
특히 왼쪽 라인의 김민재와 보이가 모두 오른발잡이라는 게 여러 번 불편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둘 중 최소 한 명은 왼발잡이어야 상대가 압박할 때 공을 측면쪽으로 잡아 놓고 쉽게 지킬 수 있으며, 직선적인 돌파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조직적인 압박으로 김민재가 보이에게 공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마다 레버쿠젠 오른쪽 윙백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보이를 강하게 압박했고, 이때 오른발잡이 보이가 공을 잡아놓는데 한 박자가 소모될 뿐 아니라 그 다음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빌드업할 루트도 보이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밀리는 와중에서도 김민재의 특기인 전진 수비는 빛을 발했다. 매치업 상대는 레버쿠젠의 오른쪽 윙어 네이선 텔라였는데 탁월한 스피드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공 잡는 순간 빠르게 견제하거나, 아예 패스를 받지 못하게 가로채는 장면을 여러 번 만들어냈다. 특히 바이에른의 압박이 다소 어설펐기 때문에 레버쿠젠이 공을 살려 앞으로 내주는 모습까지 여러 번 이어졌는데, 그럴 때 김민재의 가로채기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전술적 열세 때문에 생기는 구멍을 센터백들이 다 커버할 수는 없었다. 이날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여러 번 좋은 수비를 해 냈지만 전술적으로 밀리고, 애초에 이번 시즌 내내 임기응변에 많이 의존해 온 상황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왼쪽 센터백 김민재가 측면부터 중앙까지 광활한 공간을 커버하고, 오른쪽 센터백 우파메카노가 중원까지 올라가 수비하는 등 전술적으로 어수선했다.
두 차례 실점도 수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전술적 열세에서 나왔다. 첫 실점은 레버쿠젠이 스로인을 할 때 바이에른의 윙백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측면을 견제하지 않고 중앙에 가 있는 어이 없는 실수로 인해 노마크 상태에서 땅볼 크로스를 허용했다. 김민재는 중앙을 막고 있었으며 파포스트 쪽에서 사샤 보이가 침투하는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놓쳤다. 두 번째 실점은 상대의 조직적인 속공으로 수적 열세에 처한 우파메카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김민재는 후반 15분 우파메카노가 빠지고 포백이 된 뒤 더 바빴다. 후반 22분 공을 가로챈 뒤 전방으로 치고 나가려다가 아민 아들리의 태클에 복숭아뼈 쪽을 맞아 쓰러졌고, 경고를 이끌어내자마자 일어나며 경기에 복귀하는 모습도 있었다.
후반 43분 김민재가 오른쪽에서 가로채기 후 곧바로 공격을 전개해보려 했는데, 동료들이 바로 빼앗기고 왼쪽이 뚫리면서 상대가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김민재는 아시안컵 막판에 그랬듯 이날도 경기 종료가 다가오자 근육에 문제른 느낀 듯 다리를 스트레칭하면서 경기했다. 여전히 근육 문제가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양팀 통틀어 두 번째로 많은 패스(73회), 양팀 선발 선수 중 패스성공률 1위(94%), 태클 성공 1위(4회), 가로채기 1위(5회)를 기록했다. 문제는 김민재가 커버할 수 없는 수많은 팀의 전술적 패착, 그리고 동료들의 연이은 실수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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