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공천' 파열음?…'탈당' 이윤석, 무소속 출마 의지 재천명
게시물 공유…무소속 당선 사례 열거
검증위 결론 안 내 예비후보 등록 못하고
지도부가 특정후보 후원회장 맡자 '탈당'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 공천' 시도가 호남에서부터 파열음을 낳고 있다. 당 지도부가 친명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검증위가 비명(비이재명) 후보의 검증을 결론내지 않는 등의 행태에 항의한 후보가 당에서 전격 제명되자 무소속 출마 의지를 다지는 등, 잇단 무리수가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윤석 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이수찬 전국호남향우회중앙회 상임부회장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다졌다. 이 전 의원이 공유한 게시물에는 정치적 수준이 높은 호남 지역민들은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잘못되면 무소속 후보를 지지해 선출해왔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이윤석 전 의원은 민주당 공천 작업이 한창인 설 연휴 직전에 돌연 당에서 제명당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후보검증위의 적격심사가 끝나기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경료했다는 점이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친명 공천' 조짐에 반발하며 문제를 제기한 '괘씸죄'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검증위가 적격·부적격의 결론을 내지 않고 있어 예비후보 등록을 할 수 없는 관계로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불가능한데다, 지역구에서 특정 후보의 후원회장을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이 맡는 등의 사유로 이미 공정 경쟁의 토대가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비슷한 이유로 각지에서 민주당 탈당과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를 통해 정계에 입문해 'DJ의 3남' 보좌관을 지낸 이현주 강서미래포럼 대표는 검증위가 적격·부적격을 판단하지 않고 '사실상 보류' 상태를 끝없이 이어가 예비후보로 뛸 수 없게 되자 지난 7일 '정당방위성 탈당'을 결행했다.
또,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한 서울 광진갑에서도 친명계 최고위원이 특정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으면서 이른바 '민주진영' 내에서 잡음이 높아지고 있다.
이윤석 전 의원의 탈당과 관련, 이수찬 부회장은 "목포는 의리의 도시이자 반골 기질이 강한 충절의 고장"이라며 "목포 사람은 정의롭고 자기 주관이 확실하다. 아무리 강한 권력의 힘에도 굴복하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목포 사람은 권력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는다"…잘못된 공천에
무소속 당선 박지원·김영록·박홍률 열거
李 "현재 민주당 체제론 경쟁 자체 불능"
그러면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박홍률 목포시장 등을 거명했다. 거명된 인사들은 모두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으나, 무안반도 인근에서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행해 주민의 직접 선택으로 생환한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다.
구체적으로 박지원 전 원장은 2008년 전남 목포에 출마하려 했으나 비노(비노무현)계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결행해 당선됐다. 김영록 지사도 같은해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됐다.
재선 박홍률 목포시장은 무소속으로만 두 차례 당선됐다. 지난 2022년 4월에도 지방선거 공천 직전에 돌연 민주당에서 제명당하자 무소속 출마를 단행해 당선됐다.
이윤석 전 의원 본인도 2008년 총선에서 목포와 생활권을 같이 하는 전남 무안신안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서는 무안신안과 역사적으로 동일 생활권이자 자신이 고등학교(목포공고)를 나온 목포로 옮겨와 오랫동안 선거를 준비해왔다.
과거 초·재선 의원 시절 "지역 발전 예산 확보에는 체면이 없다"는 말을 하며 전남 무안신안에 대규모 국비 예산을 확보해 지역 발전을 견인했던 역할을 목포에서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 전 의원의 무소속 도전의 추이와 성패가 주목된다는 관측이다.
'DJ의 분신'이라 불리는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또한 93세의 노구를 이끌고 잇단 목포행을 하고 있다. 권 고문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나 목포에 내려와 이 전 의원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석 전 의원은 "목포를 위해 큰일을 하고자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했지만 현재의 민주당 체제로는 경선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민주당을 잠시 떠나 이번 총선을 치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 참여를 제한한데 이어, 최고위원회에서도 아무런 통보나 절차도 없이 나를 제명했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도 아니고, 국민 속의 민주당은 더구나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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