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시설 싫다” 여의도 시범, 65층 재건축 계획 뒤집히나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4. 2.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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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케어센터 계획 두고 소유주 간 갈등

최대 65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재건축 심의에서 조건으로 제시된 ‘데이케어센터(노인복지시설)’ 삭제에 나섰다. 소유주들의 반발이 극심해지자 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서울시와 협의에 나섰다. 서울시는 “주민 의사에 따라 다시 기부채납 시설을 제안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정비사업위원회는 전체 조합원에게 공지를 띄워 데이케어센터를 건립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알렸다.

2022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대상지로 확정된 시범아파트는 그동안 서울시와 정비계획안을 조율해왔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조합은 공공시설로 데이케어센터를 들이는 방안을 거론해왔다.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조건으로 따른 기부채납 시설로 임대주택을 대신해 수용한 협상 내용이다. 데이케어센터는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노인이 미술·음악 등 수업을 듣는 운동 치료 서비스 시설이다. 현재 영등포구가 여의도동에 운영하는 구립 데이케어센터는 한 곳으로, 여의도동에 노인 복지 시설이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데이케어센터 건립이 재건축 조건으로 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일부 소유주가 신탁 철회를 요구하는 등 반대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공익성을 위해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소유주들은 재건축 사업 수익성과 이후 단지 가치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소유주 반발이 거세자 사업 시행을 맡은 한국자산신탁 측은 데이케어센터 계획을 철회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데이케어센터 대신 2만㎡ 이상의 대규모 문화 시설을 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이 같은 요청에 기부채납 시설을 주민 제안으로 변경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정비계획을 다시 재출하면 재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심의가 진행될 경우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제안한 문화 시설이 규모나 형태, 시설 등이 서울시 조건에 맞지 않을 경우 제안이 거절될 가능성도 있다.

1971년 준공된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신속통합기획, 신탁 방식으로 용적률 최대 400%를 적용한 최고 65층, 2466가구 규모 주택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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