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결혼?" 물으면 "저것 좀 봐"…곤란 질문 잘 넘기는 팁

임선영 2024. 2. 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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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즐거운 명절이지만 피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결혼 계획이나 정치 등 민감한 주제가 대화의 소재가 될 때다. 자칫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말싸움으로도 번질 수도 있다.

이같은 어려움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미국 NPR, AP통신 등 주요 서구 언론이 명절에 가족·친지끼리 싸우지 않는 방법을 소개했을 정도다. 어떻게 하면 연휴 모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한국 실정에도 맞는 상황과 팁을 전한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방법으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뉴스1


상황1. "언제 결혼할 거야?"와 같이 사생활 질문을 한다

우선 평소 자신에게 불편한 질문을 자주 해 온 이와는 가급적 물리적인 거리를 둔다. 식사할 때 바로 옆자리에 앉지 않는 식이다.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의 저자 셀레스테 헤드리는 "갈등을 피하는 건 비겁한 게 아니다"며 "당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당신의 사생활을 대화의 소재로 삼는 사람을 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결국 그 질문이 나오고야 말았다면 "지금 화장실에 가야 한다"거나 "커피를 좀 사와야겠다"며 대화 종료를 유도한다.

친척의 관심이나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있다. 가족 치료사인 에이미 루는 "이를테면 친척 아이의 행동을 칭찬하며 '저것 좀 보라'고 하는 거다. 아이들은 종종 훌륭한 '출구 전략'이 된다"고 했다.

반면 관계 전문가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는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을 추천했다.

몇 가지 팁을 알면 설연휴에 가족·친지 간 얼굴을 붉히지 않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 연합뉴스


상황2. 정치 등 논쟁적인 주제를 꺼낸다

얼굴을 붉히지 않고도 논쟁적인 대화에 동참하는 방법이 있다. 헤드리는 "상대를 이기려고 하거나 설득하려고 하기 보다 먼저 경청하라"고 했다. 상대의 말에 동의가 되지 않을 땐 "많은 생각을 했네요"란 식으로 존중의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고 싶어서 "그건 틀렸다"고 말하면 분위기가 얼어붙기 쉽다. 때문에 대신 "그건 어디서 봤느냐. 내게 관련 정보가 담긴 링크를 보내줄 수 있느냐"고 말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내가 이 대화에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해 기분이 상하지 않고, 동시에 사실 확인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관련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 재빨리 화제를 바꾸거나 "우린 그 주제에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렵겠다"며 정중히 대화를 거절할 수 있다.

명절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친지가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뉴스1


상황3. 이 자리에 온 자체가 후회된다

모임이 지겹거나 힘들 경우엔 스스로에게 이 자리엔 몇시까지 있겠다는 '시간 제한'을 둔다.

헤들리는 "이를테면 앞으로 4시간만 있으면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버티는 힘을 줄 것"이라며 "있는 동안엔 모임에 집중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도저히 있기 어렵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떠나라는 조언이다.

이외에 누군가 자신에게 대놓고 말로 시비를 걸 경우 "나한테 그렇게 말하지 말라. 계속 그런다면 이곳을 떠나겠다"고 단호히 말하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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